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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시공순위가 높으면 구직자들에게도 인기가 높을까.
기업성적이 좋다고 구직자들에게 더 인기가 있는 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취업포털 건설워커(www.worker.co.kr 대표 유종현)는 18일 자사가 집계한 '월간 건설사 취업인기순위'를 분석해본 결과, 건설사 종합성적표에 해당하는 시공능력평가 순위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6년만에 1위에 복귀하며 건설명가의 자존심을 회복한 현대건설은 시공순위 1위에서 밀려났던 지난 5년(2004~2008년) 동안에도 취업인기 순위만큼은 꾸준히 정상을 지켜왔다. 올 6월과 7월 대우건설에 잠시 밀렸던 현대건설은 8월에 다시 1위 자리를 탈환한 뒤, 이달에도 경쟁업체들의 추격을 뿌리치고 인기순위 1위 자리를 지켰다. 건설인들이 현대건설을 '대한민국 대표 건설사'로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매각이 진행 중인 대우건설은 올해 시공순위가 3위로 밀려나긴 했지만 인기순위는 9월 현재 2위를 유지하고 있다. 건설업계에서 '인재사관학교'로 불리는 대우건설은 외부 취업사이트에 기업브랜드 상설홍보관을 마련하는 등 올들어 공격적 채용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시공능력평가와 별개로 월간 취업인기순위에서는 대우건설의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건설워커는 전망했다.
시공순위 5위인 대림산업도 꾸준히 높은 취업인기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건설워커는 대림산업의 가족 같은 분위기를 꼽았다. 대림산업은 다른 건설기업에 비해 장기 근속자가 유달리 많은 편(평균 근속년수 11년 4개월)에 속한다. 취업커뮤니티에 올라오는 대림산업에 관한 글도 대체로 호의적인 편이다.
GS건설은 시공능력과 같은 인기순위를 차지해 '빅4 ' 건설사 체면을 유지하고 있다. 시공순위 2위인 삼성건설(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낮은 인기순위(9월 기준 5위)에 머물고 있는 것은 채용시스템 차이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른 건설기업은 인재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취업사이트와 일간신문 등 외부매체를 적극 활용하지만 삼성건설은 그룹채용 홈페이지(디어삼성) 및 자사 홈페이지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현대산업개발(시공 7위), 두산건설(시공 11위), 포스코건설(시공 6위), 금호건설(시공 12위), 한화건설(시공 13위)도 '건설사 취업인기순위 톱10'에 들었다. 9월 인기순위만 놓고 볼때 10위권 내에서 현대건설과 GS건설을 제외하곤 시공순위와 평가결과가 달랐다. 이는 근로조건이나 채용마케팅이 취업인기도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건설워커 유종욱 이사는 “아무리 뛰어난 기업이라도 우수인재가 제 발로 들어오기를 기다리고만 있다면 그만큼 관심권에서 멀어지기 마련”이라며 "지원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기업의 우수성과 특장점을 찾아내 채용마케팅에 적극 활용하는 것이 우수인재 확보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기업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인재채용사이트는 순방문자수(unique visitors)에 한계가 있다"며 "구직 방문자 트래픽(접속량)이 많은 주요 취업포털과의 연계로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국토해양부가 실시하는 시공능력평가제도는 발주자가 적정한 건설업체를 선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공사실적, 경영상태, 기술능력, 신인도 등을 종합평가하는 제도로 조달청의 등급별 유자격자 명부제 및 도급 하한제의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 시공능력평가액은 각 업체별 1건 공사 수행 능력을 금액으로 표시한 것인데 평가액으로 최종 시공능력 순위를 정한다.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한국 건설사들의 종합 성적표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