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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대통령입니다." 국민을 향한 이명박 대통령의 인사가 라디오와 인터넷을 통해 전해진 지 꼭 1년이 지났다. 지난해 10월 13일 첫 전파를 탄 뒤 격주에 한 번 꼴로 19일까지 모두 26차례 연설이 이뤄졌다.
글로벌 경제위기를 맞아 국민에게 희망을 전하고자 시작된 'MB식 노변정담(爐邊情談)'은 대통령의 진심을 편안한 분위기 속에 알리는 소통의 창으로 자리잡았다. 그간 일방적 홍보라는 공세도 받았으며 '과연 계속 되겠느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많았지만, 정부 정책을 소개하고 현안에 대한 대통령의 솔직한 입장을 전달하면서 2주마다 만나는 이 대통령의 연설은 점차 익숙해졌다.
정례연설에 대한 이 대통령의 애착도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거 누가 듣겠느냐"며 멋쩍어 하면서도 매회 원고를 작성하고 녹음에 임할 때마다 상당한 열정을 쏟는다고 한 참모는 전했다. 참모진도 정례연설을 '국민과의 약속'으로 여기고 꼭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독 순방일정이 잦은 탓에 기내에서 녹음한 적도 있으며, 여의치 않을 때는 출국 이전에 방송분을 준비하기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라디오·인터넷 정례연설을 녹음하고 있다. ⓒ 뉴데일리 이 대통령은 대담형식으로 진행된 20차 연설에서 "평소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앞뒤가 잘리거나 본의 아닌 표현이 많이 반영돼 답답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라디오 연설을 시작하게 된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형식면에서도 여러 실험을 거쳐왔다. 18차 연설은 국민들이 청와대 인터넷 게시판에 남긴 제안과 질문에 답변하는 내용으로 채워졌으며, 20차 연설은 앵커를 불러 대담을 가졌다. 또 현장의 목소리를 그대로 연설 중간에 삽입해 생동감을 살리기도 했다. 연설 모니터단을 통해 국민의 의견을 수렴한 뒤 정책에 반영한다는 것도 정례연설이 갖는 특징이다.
경제위기 극복, 청년실업 문제, 가족과의 사랑, 남북문제, 친서민 정책, 저탄소 녹색성장, 외국순방활동 보고 등 정례연설은 다양한 주제로 이뤄졌다. 특히 1월초 6차 연설에서는 지난해 해머와 전기톱이 등장한 국회 폭력사태를 보며 상심한 대통령의 마음을 전하며 개선을 당부했다. 용산 철거민 사망사건, 김대중 전 대통령 사망 등에는 안타까움을 나타내며 국민과 공감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인터넷 정례연설 방송 매체. ⓒ 뉴데일리 이 대통령은 이날 "라디오 인터넷 연설을 시작한 지 벌써 1년이 됐다"며 "지난해 이맘 때 '요즘 참 힘드시죠?' 이렇게 연설을 시작했던 기록이 새롭다"고 소회했다. 이 대통령은 "그 사이 국내외적으로 많은 일이 있었다"면서 "우리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힘을 모았고, 덕분에 우리는 더 큰 대한민국으로 일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세상에 먹고 사는 일만큼 중요하고 절실한 것은 없을 것"이라며 "그래서 지난 1년간 경제에 대해서 자주 이야기했던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저와 정부는 경제회복의 온기가 서민들에게 미칠 때까지 긴장을 풀지 않고 더욱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다시 한 번 드린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