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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아시아와 유럽 대륙을 연결하는 유라시아 횡단 고속철도망 건설 계획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국내 고속철도망을 17개 국가와 연결하기로 하고 관련국가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왕멍수(王夢恕) 베이징교통대 교수 겸 중국공정원 원사가 7일 밝혔다. 왕 원사는 중국의 모든 고속철도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한 바 있는 고속철도 전문가다.
중국은 유라시아 횡단 철도를 비롯해 남동아시아 종단 철도, 러시아 대륙 횡단 철도 등 3개 고속철도망을 구축하는 계획을 수립, 주변국들과 이미 기술적인 협상에 착수했다고 왕 원사는 전했다.
8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유라시아 횡단 고속철도망은 중국 신장위구르(新疆維吾爾) 자치구의 주도인 우루무치(烏魯木齊)를 출발해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들을 거쳐 독일까지 이어지는 노선이다.
남동아시아 고속철도망은 중국 남부의 윈난(雲南)성 쿤밍(昆明)을 기점으로 베트남, 태국, 미얀마, 말레이시아를 거쳐 싱가포르까지 연결되는 노선을 말한다.
러시아 대륙 횡단 고속철도망은 중국 북부의 헤이룽장(黑龍江)을 출발해 러시아 대륙을 거쳐 유럽까지 고속철도로 횡단할 수 있는 노선이다.
중국이 구상하고 있는 3개 고속철도망이 지나는 국가들은 대부분 경제적으로는 낙후돼 있으나 지하자원이 풍부한 나라들이다.
중국은 이들 국가에 대해 고속철도 건설 기술과 장비, 최대 시속 350㎞에 달하는 자국산 고속철도 차량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몇몇 국가들에 대해선 지하자원을 대가로 고속철도 건설비용을 부담하겠다는 제안을 해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왕 원사는 밝혔다.
미얀마의 경우 중국으로부터 고속철도 건설에 필요한 금융지원을 받는 대신 산업용으로 널리 쓰이는 광물질인 리튬을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중국에 파이프 라인을 통해 천연가스를 공급하고 있는 중앙아시아와 동유럽 일부 국가들도 협상과정에서 중국으로부터 고속철도 건설에 필요한 금융지원을 받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유라시아 횡단 철도를 비롯한 중국의 고속철도망 건설계획이 실현되기 위해선 철도 궤도를 같은 폭으로 통일해야 하는 등 몇가지 기술적인 어려움이 남아 있다고 왕 원사는 덧붙였다.
즉 베트남의 경우 협궤를 포기하고 중국과 동일한 폭으로 조정하기로 했으나 일부 국가들은 아직까지 이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외국과 연결되는 중국의 고속철도망 건설 프로젝트는 늦어도 2025년께 실현될 수 있을 것으로 왕 원사는 내다봤다.
현재 3천300㎞로 세계에서 가장 긴 고속철도망을 갖추고 있는 중국은 2020년까지 국내에 총 1만8천㎞에 달하는 고속철도망을 건설하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직전 베이징(北京)-톈진(天津)간 징진(京津)고속철을 건설한 것을 비롯해 스좌장(石家庄)-타이위안(太原), 칭다오(靑島)-지난(濟南), 허페이(合肥)-난징(南京) 구간의 고속철도를 잇따라 개통했다.
최근에는 지난해 12월말 우한(武漢)~광저우(廣州)간 우광고속철을, 지난달에는 정저우(鄭州)~시안(西安) 간 정시고속철을 선보였다.
중국이 유라시아 횡단 철도를 비롯해 해외로 연결되는 3개 고속철도망을 구축하려는 것은 낙후된 중국의 서부지역을 개발하고 천연자원 확보를 위해 유리한 여건을 조성하려는데 목적이 있다고 왕 원사는 설명했다.
왕 원사는 "보다 빠르고 편리한 고속철도망이 건설되면 사람들은 서부지역에서 광산을 개발하고 공장을 세우고 사업을 할 것"이면서 "그들은 또한 중앙아시아와 동유럽국가를 상대로 무역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동시에 이들 나라로부터 도입되는 자원은 중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돕는 물결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나는 이것을 고속철도 외교라고 부르고 싶다"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