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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최근 21거래일 동안 3조5천억원 이상의 자금이 순유출되는 등 환매가 다시 거세지고 있다.
여기에다 코스피지수 1,800~1,900선에서 펀드에 유입된 12조원 이상의 자금이 원금 회복을 앞두고 있어 지수가 추가 상승할 경우 환매는 더 확대될 것으로 보여 자금 유출이 추세 전환하기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다른 대체 투자수단이 마땅하지 않은 상황이라 펀더멘털이 받쳐주면서 주식시장이 상승 추세를 이어간다면 펀드 이탈 자금까지 재차 유입되면서 펀드 환매가 진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올 들어 주식형 펀드서 10조원 이상 자금 이탈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5일까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총 10조95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지난해 전체 유출 규모인 7조7천억원을 크게 뛰어넘었다.
증시 상승기에 접어들면서 유출 규모가 확대되는 양상이다. 코스피지수가 1,700선에 근접한 지난달 8일 이후 21거래일 연속으로 순유출을 기록하며, 이 기간 3조5천580억원 정도 빠져나갔다. 하루 평균 1천700억원 가까이 환매된 셈이다.
이처럼 펀드 자금이 계속해서 유출되는 이유는 1,700선을 넘었던 2007년 6월 이후 펀드에 가입해 손실을 보았던 투자자들이 지난해 이후 국내 증시가 반등하면서 본전 회수 목적으로 환매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들어선 지수가 1,800선까지 육박하면서 거치식의 경우 원금 회복 가시권에 접어들고, 적립식 투자자들은 원금 회복까지 가능해지자 펀드 환매 규모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하나대투증권 김대열 펀드리서치팀장은 "2007년 하반기 이후 펀드 신규 가입자들 대부분이 은행 쪽에서 들어왔다"며 "보수적인 성향의 이들 투자자는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펀드에 대한 불신이 커져 있어 안전자산으로 갈아타고 싶은 욕구 때문에 환매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07년 하반기 이후부터 2008년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에 신규 유입된 자금은 28조원에 달한다. 펀드 가입 기간이 보통 3년이라는 점과 지난해 7조7천억원, 올해 10조원 등 약 18조원이 빠져나갔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10조원이 넘는 자금이 대기 물량으로 남은 셈이다.
보수적인 성향의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려는 욕구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펀드 환매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투자 이계웅 펀드리서치 팀장은 "투자자들이 펀드 투자가 안전한 투자 수단이라는 확신을 하기 전까지는 펀드 환매가 이어질 것"이라며 "지난달에 2조6천억원 정도 빠져나갔는데, 앞으로 3~4달 정도는 비슷한 규모의 자금 이탈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펀드환매 심리가 좌우…지표호전 4분기 순유입 기대"특히 코스피지수 1,800선 위에서는 환매가 더 거세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1,800선이라는 지수 자체가 매물대로 작용하며 환매를 자극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2002년 6월 말부터 환매가 본격화되기 전인 작년 3월 말까지 ▲1,800~1,900선 12조1천151억원 ▲1,900~2,000선 12조3천100억원 ▲2,000~2,100선 4조2천146억원이 각각 들어와 있는 상태다.
이론적으로는 지수가 1,950선 이상까지 치고 올라가면 이들 환매 대기성 물량들을 대부분 소화하고 순유입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이론일 뿐 시장여건이나 투자심리가 호전된다면 펀드 순유입 전환 시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찾아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올해 들어 주식시장이 가장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4분기에는 환매가 진정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동양종금증권 김후정 연구원은 "펀드 환매는 지수대보다는 심리에 많이 좌우된다"며 "지수 상승세가 견조하게 유지되고, 경제가 성장국면을 이어갈 것이라는 믿음이 생긴다면 지수대와는 크게 상관없이 자금이 순유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대투증권 김 팀장도 "기존에 환매했던 자금의 경우 저금리 상황에서 다른 투자처로 나갈 곳이 없다"며 "신규 펀드 상품이나 수익률이 뛰어난 특정 펀드로는 자금이 들어오면서 차별화되고 있는 점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시장이 다시 강하게 상승할 것이라는 확신을 주면 이탈하는 자금보다 신규로 들어오는 자금의 힘이 더 커질 것"이라며 "경기지표가 오는 4분기에는 상승 추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여 빠르면 4분기, 늦어도 내년에는 순유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