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지노믹스 간암 치료제 'RZ-001' 희귀의약품·패스트트랙 이어 RMAT 지정국내 RMAT 지정 신약 아직 FDA 승인 사례 없어 … 후속 임상 데이터가 관건헬릭스미스·안트로젠 등, RMAT 지정에도 후속 임상서 유효성 입증 실패
  • ▲ 알지노믹스. ⓒ알지노믹스
    ▲ 알지노믹스. ⓒ알지노믹스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첨단재생의학치료제(RMAT) 지정을 받았지만 아직 FDA 허가까지 이어진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 헬릭스미스와 안트로젠 등의 후보물질들이 과거 RMAT 지정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후속 임상에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하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 가운데 알지노믹스가 간암 치료제 'RZ-001'로 RMAT 지정을 받으면서 국내 RMAT의 성과 공백을 깰 수 있을지 주목된다. RMAT는 단순 신속심사를 넘어 패스트트랙과 혁신치료제 지정의 혜택이 포함된 의미있는 제도로 꼽힌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알지노믹스가 개발하고 있는 원발성 간세포암(HCC) 치료제 'RZ-001'이 지난 7일 FDA로부터 첨단재생의학치료제(RMAT) 지정을 받았다. FDA 담당 프로젝트 매니저(PM)도 배정됐다. 

    RZ-001은 알지노믹스의 독자적인 라이보자임 기반 RNA 편집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항암 유전자치료제 후보물질이다. 종양 선택성과 안전성을 강화한 플랫폼을 바탕으로 치료 옵션이 부족한 간암 환자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는 차세대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앞서 RZ-001은 간암 적응증에 대해 2024년 FDA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고 2025년에는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됐다. 여기에 이번 RMAT 지정까지 확보하면서 가치를 입증했다. 

    업계가 이번 지정에 주목하는 이유는 RMAT의 제도적 무게감 때문이다. RMAT는 2016년 미국의 '21세기 치료법'에 따라 도입된 제도로 유전자치료제와 세포치료제, 조직공학 제품 등 혁신 재생의료 치료제의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RMAT는 중증 또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을 대상으로 하는 재생의료 치료제 가운데 초기 임상 단계에서 미충족 의료수요를 해결할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임상적 증거가 있어야 지정될 수 있다. 

    패스트트랙이 비교적 폭넓게 지정되는 신속개발 제도라면 RMAT는 초기 임상 근거를 바탕으로 치료 가능성과 혁신성을 모두 인정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RMAT 지정을 받은 치료제는 패스트트랙과 혁신치료제 지정의 혜택을 모두 활용할 수 있어 임상 설계와 허가 전략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RMAT 지정 치료제는 FDA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임상 설계와 허가 전략을 조율할 수 있다. 또한 우선심사, 롤링리뷰, 가속승인 등 다양한 규제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다. 

    세포·유전자치료제는 임상 대상 환자 수가 제한적이고 제조공정과 품질관리 변수가 크기 때문에 개발 초기부터 FDA와 임상·CMC 전략을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알지노믹스도 이번 지정을 계기로 FDA와 임상 설계, 생산 및 품질관리(CMC), 상업화 전략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지난 4월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6)에서 발표한 임상 1b/2a상 중간결과에서 의미 있는 초기 신호를 확인했으며 FDA가 RZ-001의 임상적 잠재력과 혁신성을 높게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RMAT 지정이라는 무게감과 별개로 최종 관문은 결국 임상 데이터다. 국내에서는 헬릭스미스와 안트로젠이 각각 RMAT 지정을 받았지만 후속 임상에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하며 FDA 허가와 상업화로 이어지지 못했다.

    헬릭스미스의 유전자치료제 '엔젠시스'는 2018년 FDA RMAT 지정을 받으며 큰 관심을 모았지만 이후 당뇨병성 신경병증(DPN) 대상 미국 임상 3상에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했다. 국내 첫 RMAT 지정 사례였지만 FDA 허가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안트로젠 역시 2020년 당뇨병성 족부궤양 치료제(ALLO-ASC-Sheet)로 FDA RMAT 지정을 받았지만 미국 임상 2상에서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했다. 동종유래 중간엽줄기세포를 활용한 패치형 치료제로 기대를 받았지만 RMAT 지정이 허가 성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또한 네이처셀의 '조인트스템'도 RMAT 지정 이후의 허가 불확실성을 보여준다. 조인트스템은 중증 퇴행성관절염 자가 지방유래 중간엽줄기세포치료제로 2024년 FDA로부터 RMAT 지정을 받았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3번이나 허가 문턱을 넘지 못했다. 조인트스템은 2018년 조건부 품목허가 신청이 반려됐다. 2021년 정식 품목허가 신청도 2023년 '임상적 유의성 부족'을 이유로 반려됐다. 이후 개발사 알바이오가 장기추적 자료 등을 보완해 다시 신청했지만 2025년 8월 식약처가 같은 이유로 품목허가를 다시 반려했다.

    이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는 RMAT 지정의 의미를 두고 엇갈린 시선도 존재한다. 제도 자체로는 패스트트랙 지정 보다 높은 의미를 갖는 성과지만 국내 기업들이 아직 실제 FDA 허가 등 혜택으로 연결한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알지노믹스의 과제도 여기에 있다. RZ-001이 RMAT 지정을 받은만큼 후속 임상에서 효능과 안전성을 일관되게 재현하고 간세포암 환자군에서 명확한 임상적 이점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그럼에도 이번 RMAT 지정은 알지노믹스의 글로벌 기술이전과 전략적 파트너십 논의에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알지노믹스 관계자는 "올해 4월 AACR(미국암연구학회)에서 임상 중간발표를 한 이후로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미팅을 요청하고 있다"면서 "오는 6월 바이오USA 행사에서도 한국관에 부스에 내고 참가할 예정으로 글로벌 기업들과 많은 논의를 할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