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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 주가가 1대 주주인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는 소식에 7%대 급락했다.
당장 다른 주주도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나오면서 오버행(잠재적 매물부담) 이슈도 불거지고 있다.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나금융지주는 2천600원(7.31%) 내린 3만2천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10월5일 대규모 유상증자 추진 소식에 14.42% 내린 이후로 가장 큰 하락폭이다.
테마섹이 보유 중이던 하나금융 지분 9.6%를 모두 매각했다는 소식이 장초반부터 주가를 끌어내렸다. 하나금융은 장초반 5%대 급락세를 보였고 장중에는 8.86%까지 낙폭을 키웠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테마섹 계열사인 앤젤리카 인베스트먼트는 하나금융의 주식 2천38만주를 주당 3만4천300~3만5천550원에 블록세일(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했다. 전날 종가(3만5천550원)보다 최대 3.5% 할인된 가격이다.
대우증권 구용욱 연구원은 "기업 펀더멘털과는 무관한 이슈이지만 수급 충격이 얼마나 지속할지가 관건"이라며 "일단 블록세일 가격 밑으로 떨어진 상황이기에 단기적으로는 과도하게 반응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테마섹의 매각으로 주주들의 지지를 확보해 우리금융[053000] 인수 합병을 추진하려 했던 하나금융지주의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1대 주주가 지분을 매각함에 따라 하나금융이 우리금융 합병 계획 등에 대해 다른 기존 주주들을 설득하기는 더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대신증권 최정욱 연구원은 "강력한 입찰 후보인 하나금융의 대주주가 이탈하면서 우리금융 매각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낮아졌다"며 "우리금융 역시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 지분에 대해 오버행 우려가 다시 드러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우리금융도 3.00% 급락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