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선전에 인터넷 적극 활용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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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적인 인트라넷 이용에 집중해왔던 북한이 최근 웹사이트 서버를 해외에서 내부로 이전하고 도메인주소를 사용하는 등 인터넷을 활용한 대외선전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자 학술단체 'NK지식인연대'는 26일 북한의 통신기술을 담당하는 '조선체신회사' 간부 서모씨를 인용, "북한이 지난 9일 내부서버를 이용해 '조선중앙통신' 사이트를 개설한 데 이어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하던 '우리민족끼리', '김일성종합대학' 사이트는 11월 중에 내부서버로 이전한다"면서 "'조선외국문출판사','조선무역'등 국제비즈니스 사이트와 '조선의 금강산' 등도 순차적으로 이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북한은 이전에도 일본에 서버를 둔 '조선통신사', 중국 서버를 이용한 '우리민족끼리' 사이트 등 30여개 사이트를 운영했지만 북한 내부 서버를 이용한 사이트는 '조선중앙통신'이 처음이다.
서씨는 또 "지난 8월20일께 북한에서 최초로 월드와이드웹(WWW)에 접속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북한에서 영어나 한글로 된 도메인주소를 이용해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북한은 그동안 대남관계자 등 일부사람들에게 IP주소(http://175.45.179.68, 조선중앙통신)를 활용한 인터넷에 접속을 허용해왔다.
IT전문업체인 IDG는 지난 6월 북한이 '스타 조인트 벤처'라는 이름으로 불과 몇 달만에 1천24개의 IP주소를 새로 등록했다고 밝혀 북한이 본격적으로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제기했다.
'NK지식인연대'는 "북한이 'KP'라는 국가부호를 가지고 있지만 인터넷 활용목적이 대외선전과 체제유지 등에만 국한돼있어 IP주소를 고집해온 것"이라면서 "초기단계에서는 완전히 개방하지 않고 운영기법과 노하우를 익히며 일정기간 활용한 뒤 국제 도메인과 연동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현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정보서비스실장은 "북한주민들은 여전히 외부소식을 접하지 못하는 상태이기 때문에 최근 북한의 인터넷 활용 움직임을 두고 '인터넷 개방'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 "하지만 폐쇄적인 북한이 '준다'는 의미의 '서버(server)'를 이용해 개방으로 가는 첫 걸음을 내디뎠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