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1일 "신한웨이를 바탕으로 찬란한 신한문화를 다시 한번 꽃 피워달라"고 말했다.

    라 회장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중구 태평로 본사 20층 강당에서 이임식을 갖고 "그룹의 최고경영자로서 최근의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여러분 곁을 떠나고자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라 전 회장은 "마지막 작별인사를 드리고자 하니 여러분과 함께했던 소중한 기억들이 강물처럼 밀려든다"며 3개의 지점만으로 신한은행을 출범시킬 당시의 절박함과 환희, 대경빌딩에 본점을 마련할 때의 감격, IMF 외환위기 당시 어쩔 수 없이 떠나 보내야 했던 직원들, 조흥은행과의 합병을 발표할 당시 온 힘을 다해 따라 주었던 직원들 등에 대해 회상했다.

    그는 "남들은 우리가 이룩한 업적을 `신화'라고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금의 신한금융은 그동안 신한을 거쳐 간 선후배들과 여러분이 흘린 땀방울, 조직에 대한 몰입, 고귀한 자기희생의 결정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여기에 안주하거나 만족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세계 초일류 금융그룹으로 성장시키는 큰 꿈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라 전 회장은 "류시열 회장 직무대행은 이 난국을 슬기롭게 헤쳐나갈 더할 나위 없는 적임자라고 믿는다"며 "류 회장 대행을 중심으로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새롭게 도약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우리는 그동안 어떤 고난과 어려움이 닥쳐와도 굴하지 않았고 위기 때면 오히려 더욱 강해지는 특유의 저력을 발휘해 왔다"며 "마법과도 같은 힘의 원천은 바로 신한웨이로 대변되는 강인한 신한정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한웨이를 바탕으로 찬란한 신한문화를 다시 한번 꽃 피워 주기 바란다"며 "공든탑은 결코 무너지지 않는다는 신념으로 두려움이나 망설임 없이 힘차게 앞으로 전진해달라"고 부탁했다.

    라 전 회장은 "지난 30여 년간 남달리 건전하고 튼튼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신한의 정통성을 목숨처럼 지켜왔기 때문"이라며 "아무리 많은 세월이 흘러도 이 정통성은 기필코 지켜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9872년 재일교포들과 함께 설립한 신한은행을 30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최고 금융회사로 성장시키는 등 `금융업계의 삼성' 신화를 만든 라 전 회장은 이날 이임식을 갖고 52년 은행원 생활을 사실상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