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정상회담, 한국기업인 러시아 체류기간 연장"북핵 문제 해결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 같이 해"
  • 이명박 대통령은 10일 서울 G20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을 청와대로 초청, 정상회담을 갖고 러시아 주재 한국 기업인의 체류기간 연장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러시아 주재 한국 기업인과 그 동반 가족은 처음 1년 비자를 발급받고, 3년마다 비자를 갱신하게 됐다. 지금껏 러시아 주재 한국 기업인들은 매년 비자를 갱신해야 했다. 이 허가를 받는데도 수개월이 소요되는 등 불편함이 많았다. 매년 받던 노동허가도 폐지됐다. 

  • ▲ 이명박 대통령이 10일 오후 청와대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공동기자회견을 마친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명박 대통령이 10일 오후 청와대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공동기자회견을 마친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때문에 러시아에서 활동하는 한국 기업인들에겐 이번 합의를 통해 상당 부분 불편을 덜게 됐다.

    합의는 두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이귀남 법무장관과 러시아 이민청장 간에 이뤄졌고, '한시적 근로활동에 관한 협정'이란 제목의 협정문에 서명했다.

    이외에도 양국은 20개의 협정과 MOU를 체결했다. 공동성명에서는 지난해 8월 체결된 한·러 에너지 협력 액션플랜에 따라 러시아 유·가스전, 광물자원 공동개발과 러시아산 천연가스 한국공급 및 러시아 전력망 현대화 사업에 대해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또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역내 핵문제를 외교적 방법을 통해 포괄적이고 완전하며 불가역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고, 6자회담 재개 문제에 대해서도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긴밀한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이와 함께 ▲첨단 과학기술분야 협력 지속 ▲한반도 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연결 ▲한·러간 가스관 건설 및 송전망 부설 사업 협력 ▲러시아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한국 어선의 조업분야 협력 및 러시아 극동지역의 수산물 가공분야에 대한 투자 협력 ▲나로호 제3차 발사의 성공 위한 협력 ▲유엔 안보리 개혁 지지 ▲G20의 역할 강화를 위한 협력 등에 합의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러시아와) 많은 부분에 협정을 맺었고, 특히 '해운협정'이라든가 우리 상사직원이 장기간 주재할 수 있는 협정 등 20여개 MOU가 체결돼 양국 간 교류와 실질협력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우리 두 정상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북핵 문제의 포괄적이고 궁극적인 해결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두 정상은 또 서울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양국이 그동안 협력을 잘해왔고, 이번 회의가 성공적인 회의가 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며 "이번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방한을 통해 양국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한층 내실화 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에 메드베데프 대통령도 "이번에 개최된 양국 정상회담이 정말 실무적이고 건설적이고, 신뢰도가 높은 분위기에서 개최됐다"며 "(양국이) 수교한 지 20년이 지났지만 우리가 굉장히 많은 진전을 이룩했다고 보여주는 사실이라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특히 정부 간 여러 가지 문건, 기업들 간의 문건이 서명된 것은 양국 관계를 법적·제도적으로 뒷받침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양국 관계를 모든 분야에서 발전시킬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