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 기업들은 다 알지만, 한국 소비자들이 잘 느끼지 못하는 사실 한 가지.

    바로 한국 소비자들의 말 한마디가 세계 유수 기업이 출시하는 카메라와 믹서기, 화장품 등 갖가지 신제품들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이다.

    로레알과 필립스, 니콘 등 세계적 기업들이 한국을 새로운 상품과 아이디어에 대한 시험장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NYT) 인터넷판이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세계적 기업들이 이처럼 한국을 주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한국인들이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소비자라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제품에 대한 '건설적 요구'를 많이 하는데다 한국 유명 기업의 제품.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소비자들의 기대 수준도 높아졌다는 것이다.

    결국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들이 만족한 제품은 다른 나라에서도 잘 팔린다는 믿음이 생겨났다.

    실제로 가전제품회사 필립스는 지난 2005년 출시한 믹서기 신제품에 한국 소비자들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이 믹서기에는 콩, 두부 등을 넣고 갈 경우 음식물 찌꺼기를 걸러주는 필터가 들어 있어서 주부들 사이에서 콩국수 제조용으로 인기가 많았고, 한국과 중국을 거쳐 유럽에도 출시됐다.

    필립스는 다리미의 흰색 플러그가 잘 더러워진다는 한국 주부들의 목소리가 커지자 2008년 출시한 '패션 다리미'에 검은색 플러그를 장착하기도 했다.

    카메라 부문도 마찬가지다.

    카메라 판매량은 세계 시장의 2% 수준이지만, 온라인상에서 끊임없이 카메라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어서 유명 카메라 회사들이 항상 주목하고 있다.

    특히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되는 카메라 리뷰의 클릭수나 댓글은 미국 유사 블로그의 10배에 달한다고 니콘 이미징 코리아 관계자는 전했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또, 신제품 시험에 적당한 규모의 인구를 가진 국가라는 점,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는 점, 그리고 인터넷이 많이 보급돼 트렌드가 빨리 확산된다는 점을 한국 시장의 장점으로 꼽았다.

    로레알 코리아의 리처드 생베르 대표는 "한국에서 통하는 제품은 아시아 국가를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도 잘 통하지만, 다른 나라에서 통하는 제품이 꼭 한국에서도 통하지는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