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의제 상징성..잘 처리하면 `서울컨센서스' 중요

  •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가 10일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의 개발 의제가 지니는 의미를 분석하는 기고문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실었다.

    장 교수는 `워싱턴을 거부할 시점(Time to reject the Washington)'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나의 고향인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는 상징적인 중요성이 있다"면서 "G20이 G7을 대체한 뒤 G7 국가 밖에서 세계를 주도하는 지도자들이 만나는 첫 회의이기 때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이어 "G20은 위기에 대한 초기 대응이 끝나 개발 의제, 특히 세계 최빈국에 대한 개발 문제라는 새로운 임무를 찾고 있다"면서 "개발 의제를 환영하기 전에 G20이 추진해야 할 개발이 어떠한 것인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고 풀이했다.

    장 교수는 전후 한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을 예로 들며 "내 생애 동안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개발의 기적 가운데 하나를 이뤘다"고 강조했다.

    50년 전만해도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약 50 파운드로 당시 가나의 1인당 국민소득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랬던 한국이 오늘날 1인당 국민소득이 1만2천 파운드에 달하면서 포르투갈이나 슬로베니아와 같은 수준이 됐다고 장 교수는 소개했다.

    그는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경제개발을 위해 중요한 인프라, 보건, 교육 등에 대한 투자로 가능했고 여기에 더해 지금에 와서는 경제개발에 해로운 것으로 여겨지는 많은 정책들을 실행했었다고 지적했다.

    수출 보조금과 보호주의의 결합, 외국인 직접 투자에 대한 강력한 규제, 적극적인 공기업의 활동, 특허권 및 지적재산권 보호 미흡, 국제.국내 금융부문에서의 강한 규제 등이 이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G7 국가들은 이러한 이단적인 정책을 추천하기를 극도로 꺼리면서 개방, 탈규제, 민영화 등의 `워싱턴 컨센서스'를 올바른 처방법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한국을 비롯한 G7 국가들이 과거에 대부분 사용했던 이러한 `비정통적인 정책들'은 개발 의제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라면 심각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장 교수는 G20의 개발 의제에 포함된 민간투자, 인프라, 일자리 창출, 식량 안보 등에 대해 "꽤 좋은 출발"이라고 평가한 뒤 그러나 산업 정책이 없고 토지개혁과 자산의 재분배를 위한 다른 조치들에 대한 언급도 없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번 G20 회의는 개발문제에 대해 새로운 현실적이고 역사에 기록될만한 접근이 될 수 있다면서 "내 모국의 역사에 기반한 `서울 컨센서스'는 실용적인 신뢰성을 잃어온 (1990년대 미국식 시장경제 기준을 전세계에 확산시키는) `워싱턴 컨센서스' 보다 더 공정하고 효과적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