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건설 인수에 실패한 현대차그룹은 하루 종일 침통한 분위기가 휩싸였다.

    현대차그룹은 16일 오전 일찍부터 현대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그룹이 유력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진위 파악에 나섰으나 현대건설 낙점 발표가 나오자 임직원들은 충격과 허탈에 빠졌다.

    현대차그룹은 자금력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자신했으나 의외에 결과에 “너무 과신하지 않았나?”하는 자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 그룹 관계자는 "현금 동원능력이나 경영능력에 등에서 절대적 우위로 승리를 자신하고 있었는데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와 당혹스럽다"며 "패인은 결국 가격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회장이 현대건설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였고 그만큼 인수전에 총력을 기울였던 만큼 자존심에도 큰 상처를 입게 됐다.

    일부에선 현대그룹이 현대차그룹보다 훨씬 더 높은 가격을 제시했다는 측면에서 무리한 베팅으로 '승자의 저주'에 빠지느니 차라리 인수하지 않는 편이 낫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현대건설 인수 실패에 따라 어떤 식으로든 후폭풍은 뒤따를 전망인데 한 관계자는 "세대교체가 예상되는 연말 인사에서 인수 실패에 대한 문책까지 더해지면서 교체 폭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룹 측은 "적정한 가격과 조건을 제출했고, 입찰절차에서도 투명하고 공정하게 최선을 다했다"며 "채권단이 현대건설을 위한 최선의 판단을 했을 것으로 생각하고, 현대건설의 견실한 발전을 기대하겠다"는 공식 반응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