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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혼용한 한국의 개발시대 경제정책이 인상적었습니다.”(탄야 니콜라 헨리.자메이카)
“한국은 ’더 나은 세상’의 참 모델입니다.”(자히드 라자 시에드.파키스탄)
개발도상국 출신의 외교관 다수는 “‘한국’하면 떠오르는 첫 이미지가 ’IT 코리아’와 함께 폐허 속에서 산업화를 달성한 ’한강의 기적’”이라고 입을 모운다.
지난 9일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사장 박대원) 초청으로 방한, 2주 일정의 단기연수 프로그램에 참가 중인 야세르 아흐메드 알바롤라(43) 수단 외교부 전권공사, 자히드 라자 시에드(39) 파키스탄 외교부 의전국 심의관 등 외교관 5명은 18일 서울 서초동 외교안보연구원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한국의 경제성장,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통일정책 등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20개국 출신 외교관 21명으로 구성된 이 연수단은 외교안보연구원에서 경제발전 경험, 남북관계와 북핵 문제 등에 대한 강의를 듣고, 포스코, 현대중공업, 한국전력 등을 돌아본 뒤 19일 출국한다.
알바롤라 공사는 G20 정상회의에 대해, “한국이 짧은 시간에 산업화의 모델로 주목을 끈데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이슈들을 주도하고 중재하는 역할이 아주 인상적이었다”며 “한국이 G20 개최로 얻어진 ’코리아 프리미엄’의 모멘텀을 유지, 한층 발전시키면 현재 G12 수준의 위상이 G8, G7 수준으로 도약할 것이다”고 말했다.
시에드 심의관도 “한국이 의장국임에도 자국의 이해에만 머물지 않고 개발협력 등 세계의 균형발전을 겨냥한 의제를 포함시킨 것은 성숙한 산업국가의 이미지를 보여준 것이다”고 말했다.
자메이카 출신인 탄야 니콜라 헨리(35.여) 외교부 카리브.미주국 사무관은 “자원 빈국이 고도의 산업국가로 발전한 과정이 궁금했는데 연수 과정에서 국민의 상당수가 고등교육을 받은데다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혼용’한 정책을 강력히 추진한 덕분임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할릴 모하메드 알-후바이시(31) 예멘 외교부 미주국 서기관은 “높은 교육열뿐 아니라 (고속도로 등) 1960∼70년대에 인프라를 건설하고 수출산업을 육성한 정책적 결단이 산업화 성공의 원동력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파라과이 외교부의 호르헤 브리수엘라 페레스(34) 아시아.아프리카.대양주 과장은 “전쟁 직후 60달러에 불과했던 1인당 소득이 2만 달러를 넘어선 것은 아주 인상적이다”며 “정치, 경제, 사회, 외교 등 제반 정책의 변수들을 잘 조화시키면서 민주주의와 산업화를 동시에 달성한 과정은 개도국에 적응 가능한 모델이다”고 말했다.
파키스탄의 시에드 심의관은 “교육열이나 근면성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군부 집권 후 수립된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등 각종 정책의 기조가 민주정부로 이행한 수십 년간 큰 틀에서 유지되는 등 정책의 일관성이 산업화 성공의 핵심 요소다”고 지적했다.
민감한 주제인 ’북핵’ 문제에 대해 대부분의 외교관은 말을 아낀 가운데 시에드 심의관은 “파키스탄-인도 갈등 해소를 위해 양자는 물론, 제3국의 중재로 다자회담도 여러 차례 열어왔지만, 양자 간 솔직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 한층 효과적이었다”며 “남북한도 신뢰 회복 단계를 거쳐 직접 대화를 중시하는 방향을 모색해보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통일을 경험한 예멘 출신의 알-후바이시 서기관도 통일예멘이 지난 1994년 남.북전쟁을 치른 것을 상기시킨 뒤 “통일을 촉진하고 통일 비용이나 통합 과정에서의 후유증을 대폭 줄이기 위해서라도 북한의 경제력을 일정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