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채권에 세제혜택..증권업계 "무지의 소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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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채권(수쿠크)에 과세 특례를 부여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오일달러' 유치에 비상등이 켜졌다.
이슬람법에서는 이자 수수가 금지돼 있어 순수한 채권으로는 자금을 유치할 수 없다. 따라서 별도의 해외 법인을 만들어 배당 혜택 등을 제시해야 하는데 기존 외화 표시 채권에 부여하는 세제 혜택을 주자는 게 수쿠크 법안의 골자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수쿠크 법안은 지난 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를 통과했지만 7일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보류됐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제금융시장이 수시로 변하는 상황에서 외화차입선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으며 이슬람채권에 대해 차별할 이유가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결국 처리가 무산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막판에 보류된 셈이다.
조세소위에서 여야 합의가 이뤄졌음에도 상임위 전체회의에서 보류된 것은 이례적이다.
정치권 합의로 12월 임시국회가 열리면 다시 논의될 가능성도 있지만,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의 반대가 심해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반대하는 측은 수쿠크가 순수한 채권이 아님에도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은 이슬람권에 대한 특혜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슬람 자금에 투자상품을 제공하는 것 자체가 국내 일부 종교계의 반발을 불러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는 이런 논리에 대해 종교계 반발을 의식한 무지의 소산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넘쳐나는 '오일달러'를 유치하기 위해 각국이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분명한 것은 중동자금을 유치해 도움을 받는 쪽은 이슬람권이 아니라 국내 자본시장"이라고 지적했다.
장기적으로는 '차이나머니'가 국내 자본시장에서 세력을 넓혀가는 상황에서 외화차입선 다변화가 시급하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당장 이명박 대통령의 이슬람국가 순방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대통령은 9일부터 이틀간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를 순방한다. 이번 순방에는 그동안 수쿠크 발행에 적극적이었던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과 임기영 대우증권 사장이 동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