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사적 한미 FTA 찬성론자는 어디갔나”
  •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은 14일 손학규 대표가 한-미 FTA 재협상 관련 ‘원천 거부’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경기지사 시절 한-미 FTA를 부르짖던 손 대표를 보면 ‘웩더독’이란 말이 생각난다”고 비판했다. 

    웩더독(Wag the Dog)이란 꼬리가 개의 몸통을 흔든다는 뜻으로, 하극상 혹은 주객전도의 경우를 말한다.

    남 위원장은 이날 오후 외통위원장실에서 ‘한-미 FTA’ 관련 기자간담회를 갖고 손 대표를 향해 “논리적으로 궁색하다”며 “사실상 한-미 FTA는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당시 열린우리당이 시작한 것이고, 손 대표도 경기지사 시절 수차례 찬성 의견을 피력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탈당 후에도 한-미 FTA 찬성 입장을 바꾸지 않겠다고 공언했던 손 대표가 국회에서 FTA를 논의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남 위원장은 “민주당이 주장하는 대로 추가 협상이 양국 이익의 균형을 얼마나 깼는지를 살펴보려면, 먼저 국회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시작도 안하고 민주당이 원천적으로 반대한다는 건 맞지 않다”며 강조했다.

    특히 그는 외통위원장으로서 또 국회의원으로서 법안을 강행처리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그는 “어떤 강행처리에도 불참하겠다는 한나라당 의원 22명이 있어 상임위와 본회의장 날치기는 없을 것”이라며 “한-미 FTA를 시작으로 국회가 난장판이 되는 일, 폭력 사태가 일어나는 일은 없도록 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울러 남 위원장은 “별도 비준안을 하나의 보따리로 묶어 처리한 사례는 많다”며 한-러간 기술보호 비준동의안을 예로 들고 “추가협상안만 따로 떼어내 비준 동의안으로 올리는 걸 양보하고, 야당은 공청회에 참여하는 정도로 논의의 장에 들어왔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미국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해 미 의회를 지켜보며 과정을 밟아가겠지만 이에 앞서 논의는 시작해야 한다”면서 “2월에 한-EU(유럽연합) FTA 비준동의안을 상정해 토론을 시작하는 게 첫 걸음이며 나머지는 야당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남 위원장은 한-미 FTA 추가 협상안을 기존안과 병행해 비준하는 문제에 대해 그렇게 되도록 정부를 계속 설득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