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2명 제도권 신규대출 안 되는 7등급 이하제도권 금융거래 불가능 등급 157만명
  • 우리나라 금융거래 고객 10명 중 2명이 은행 등 제도권 신용거래가 어려운 위험등급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저신용자 규모는 전반적으로는 경기 회복 등의 영향으로 점차 감소하고 있지만, 대출보유 비중은 매우 높아 금리가 인상되면 가계부담이 심각해질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나이스신용평가정보와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신용등급자 3천912만7687명 중 18.6%인 727만8천405명이 은행 신용거래가 어려운 저신용등급(7등급 이하)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신규 거래는 어렵지만 기존 거래는 유지할 수 있는 7등급은 356만4천871명(9.11%), 기존 거래도 부실화되고 있다고 판단되는 8등급은 214만3천607명(5.48%)이었다. 은행 신용거래가 불가능한 '위험등급'인 9, 10등급에 속하는 사람도 각각 98만1천835명(2.51%), 58만8천92명(1.50%)에 달했다.

    저신용등급자 전체 숫자는 분기별로 점차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2010년 1분기 말 신용등급 7등급 이하는 20.2%였으나 2분기 19.6%, 3분기 19.2%, 4분기 18.6%로 감소했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연구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위축됐던 경제가 최근 들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고용과 소득이 늘면서 저신용에서 탈출하는 사람들이 소폭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하지만 저신용등급자들의 대출 보유비중은 여전히 높아, 앞으로 금리가 꾸준히 오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들의 채무 부실화 가능성도 함께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은행연합회의 신용등급별 대출 보유 비중(저축은행, 카드론 포함)을 보면 9~10등급자의 대출보유 비율은 약 84%로 전체 평균 42.01%의 2배에 달했다. 9등급 중 대출 보유자는 82만5천655명으로 84.09%, 10등급 중 대출 보유자는 49만5천421명으로 84.24%였다.

    9, 10등급의 평균 대출건수 역시 각각 1.87, 2.53건으로 평균 1.68건을 웃돌았다. 또 10등급은 평균 대출금액이 5,700만원으로 전체 평균 5,440만원보다 많았다.

    한편 한은이 이번 달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는 했지만, 확고한 금리정상화 의지를 표명한 상황이라 시중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올릴 분위기여서 빚이 있는 저신용등급자들의 가계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신용회복위원회 제도기획팀 정순호 팀장은 "9~10등급에 속하는 사람들은 이미 연체가 있거나 신용위험도가 높은 상황인데 최근 들어 물가·유가가 급등하고 있고 금리까지 오르면서 더욱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며 "상담을 받으러 오는 사람도 꾸준히 느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