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다변화 중장기 전략 수행의 전초기지 역할월가 거물급 인사 등 대거 참석 '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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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자금 규모 340조원의 세계 4위 연기금인 국민연금이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뉴욕에 첫 해외 사무소를 개설했다.
국민연금공단은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팰리스 호텔에서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과 전광우 이사장, 월가의 거물급 인사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뉴욕사무소 개소식을 개최했다.
뉴욕 맨해튼 한복판인 매디슨가 590번지에 자리를 잡은 뉴욕사무소는 앞으로 투자 다변화에 나선 국민연금의 중장기 전략을 일선에서 수행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수행한다.
초대 사무소장을 맡은 해외 주식 전문가 오영수 단장을 비롯해 해외 채권과 리스크 매니지먼트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뉴욕사무소원들은 국제 금융시장 동향을 상시적으로 모니터링해 고급 정보를 얻는 한편 글로벌 금융기관 및 전문가와 네트워크를 구축해 투자지식을 확보하고 투자기회를 발굴하는 임무를 맡았다.
전광우 이사장은 "뉴욕사무소는 글로벌 금융계 및 해외 연기금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국제금융시장 동향을 모니터링하면서 직·간접적 투자기회를 발굴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런던, 홍콩 등 주요 국제 금융 허브에도 해외 조직을 설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이사장은 "고래는 연못 속에 살 수도 없고 살아서도 안된다는 말이 있다"며 "이제 국민연금(NPS)을 '길을 나선 새로운 시장참여자(New player on the street)'로 불러도 좋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야 하지만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며 참석한 금융기관 관계자들에게 협조를 당부했다.
초대 사무소장인 오 단장은 "국민연금 운용 성과를 높이기 위해 세계 금융시장의 최전선에서 치밀한 시장 조사와 네트워킹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이날 개소식에는 150여명의 현지 금융업계 인사들이 참석해 높아진 국민연금의 위상을 실감케 했다.
특히 개소식 참석자 가운데는 비크람 판디트 씨티그룹 회장, 스티븐 스워츠먼 블랙스톤 회장, 개리 D. 콘 골드만삭스 투자은행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월가를 움직이는 거물급 인사들도 눈에 띄었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은 축하 전문을 보내왔다.
씨티그룹 판디트 회장, 블랙스톤의 스워츠먼 회장, 피셔 인베스트먼트의 켄 피셔 회장, 로저 알트먼 에버코어 파트너스 창립자 등은 전 이사장과 개인적으로 면담했다.
판디트 회장은 "국민연금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큰 자본을 가진 기관으로 성장했다. 국민연금은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 국민연금이 그 책임을 수행하는 데 오랜 파트너인 우리가 일익을 담당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또 BNY 멜런 은행의 밥 켈리 회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연금 가운데 하나이며 한국은 물론 국제 경제에서 큰 역할을 하는 국민연금의 뉴욕사무소 개소를 축하한다"며 "수명이 늘어나면서 연금의 역할을 더욱 막중해졌다. 그런 차원에서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를 늘리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은 옳은 선택이다"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전체 기금의 12.6%인 40조6천억원을 해외에 투자했다.
작년 10월에는 미국 최대 석유제품 운송 파이프라인 운영사인 콜로니얼 파이프라인 지분 23%를 1조원에 사들였고, 올 2월에는 4천억원을 투자해 브라질의 희소 광물인 나이오븀(niobium) 생산업체 CBMM 지분 2.5%를 매입했다.
국민연금은 또 영국 HSBC타워(1조4천860억원), 호주의 오로라 플레이스(7천570억원), 독일 베를린 소니센터(3천380억원), 영국 88 우드 스트리트(1천850억원) 등 전 세계의 랜드마크를 통째로 인수했다.
이 밖에 프랑스의 오 파리노(3천550억원, 지분율 50%)와 영국의 40 그로스버너 플레이스(1천850억원, 지분율 50%) 등 지분 일부를 사들인 부동산 및 인프라 물건도 5개나 된다.
국민연금은 전체 기금 가운데 해외 투자 비중을 2015년까지 20%로 늘릴 계획이다. 이날 문을 연 뉴욕사무소가 해외 투자 확대의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