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G망 종료 선언하자 01X 이용자들 ‘버티기’ KT, 방통위에 ‘2G망 폐지’ 승인 신청 제출
  • 2G 서비스 종료를 선언한 KT가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차세대 망 투자를 위해 2G 망 서비스를 중단해야하지만 상당수의 고객들이 3G망으로 전환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01X 번호를 쓰는 고객들은 010 번호 이동을 거부하고 '버티기'에 들어간 상황. KT는 서비스를 계속 끌고 가기도, 마음대로 중단할 수도 없어 난감해하고 있다.

    KT, '2G망 폐지' 승인 신청서 또 제출

    2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가 지난 25일 2G망을 폐지하겠다고 방송통신위원회에 두 번째 승인 신청을 냈다.

    지난 5월 무산됐던 승인 신청을 다시 들고 나온 것이다.

    당시 방통위는 KT에 ‘2G 사용자들이 80만명이상 남았다’는 이유로 검토를 거부한 바 있다.

    그 후 KT는 80만 고객들에게 3G망 전환을 유도했다.

    혜택으로 단말기 할부금과 위약금 면제 등을 제시했다. 여기에 스마트폰 단말기 무상 지원과 요금제 승계, 요금 할인 등을 약속했다.

    그 결과 약 3개월 만에 40여만명이 2G망에서 빠져나왔다. KT의 ‘2G망 폐지’는 순탄해보였다. 이 속도라면 몇 달 안에 남은 2G 사용자들을 모두 전환시키는 것도 문제없어 보였다.

    01X 이용자들 “번호 이동 못해⋯ 보상하라”
    KT 01X 이용자에게만 더 혜택줄 수 없어

    하지만 01X(011·016·017·018·019) 번호 사용자들과 KT와의 의견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현재 2G 망 사용자들 중 절반이 01X 사용자들. 이들은 오랜 기간 01X 번호를 사용했던 터라 번호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때문에 2G망을 유지하면서 ‘번호 지키기’에 나섰다. 10만 명이 버티기에 들어가자 KT의 2G망 중단도 난항에 빠졌다.

    현재 방통위 010 번호통합 정책에 따르면 01X 사용자들이 3G로 전환가입을 하면 3년까지만 번호를 그대로 쓸 수 있다. 즉, 3년 후에는 010 번호로 바꿔야 한다.

    01X 이용자들이 번호 이동을 거부, 2G망을 고집하는 이유다. 만약 KT의 01X 사용자들이 번호를 바꾸지 않기 위해서는 2G 망을 서비스하는 다른 이통사로 갈아타야 한다.

    이용자들은 KT측에 제반비용과 보상 등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KT도 “01X 번호 이용자에게만 혜택을 더 준다면 다른 2G 가입자들에게 상대적으로 차별을 하게 되는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한편 2G망을 유지하는데 과도한 유지비가 소요된다는 점에서 일부 사용자들에게 간접적으로 피해를 입힌다는 지적도 있다. 

    KT는 오는 9월까지 2G망 전환 캠페인을 벌이고, 방통위로부터 폐지 승인신청을 얻는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