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액정표시장치(LCD) 제조업체인 LG디스플레이가 내년도 설비투자 계획을 3년만의 최저치인 3조원(28억달러)으로 낮춰 잡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는 올해 투자액보다 33% 줄어든 것이다. 또 내년에는 새로운 LCD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 없다고 회사측은 말했다.

    매출 기준으로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2위의 LCD 업체인 LG디스플레이가 이처럼 투자를 줄이는 것은 현재 시장이 공급과잉 상태여서 당분간은 평판TV와 PC 수요가 부진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앞서 회사측은 올해 투자액을 당초 예정했던 5조5천억원에서 4조5천억원 규모로 줄이기로 했다고 지난달 밝혔다.

    LG디스플레이의 내년도 투자액은 글로벌 경제가 침체에 빠졌던 2009년(2조9천억원) 이후 가장 작은 규모다.

    LCD 제조업체들은 핵심시장인 미국과 유럽에서 TV와 PC 수요 부진으로 채산성이 크게 악화됐다. 게다가 연말 쇼핑시즌을 앞두고 있는 올해 남은 기간의 전망도 밝지 않다는게 시장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우리투자증권의 박영 애널리스트는 "LCD의 수요가 되살아날 기미는 어디서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시아 지역의 평판 메이커들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고급 TV가 대거 팔리면서 상당한 매출을 올렸으나 작년 하반기부터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등 시장상황이 악화되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본 소니는 지난 7월 올해 TV 출시 목표를 당초보다 22% 적은 2천200만대로 줄였고, 이달 초에는 휴렛패커드(HP)가 자사의 재무전망을 낮추면서 PC 사업부를 분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고 WSJ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