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이후 28% 하락…2년래 최저"메르켈 정부의 위기 해결 능력 의심"
  • 독일 증시가 최근 2년래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 치면서 끝모르게 추락하고 있다.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동시에 채권국으로 유로존 위기 국가와 달리 견실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독일 경제의 위상을 감안할 때 유별난 하락이다.

    6일 유럽 증시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 DAX 30 지수는 3일 연속 하락에 대한 반발매수세가 유입되면서 플러스로 출발했지만, 매도세를 버티지 못하고 오후장 들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영국, 프랑스 증시가 빠지는 날에는 더 내리고, 상승하는 날에는 오후장 들어서 하락세로 돌아서는 전강후약의 연속이다.

    이날까지 하락으로 마감하면 4일 연속 내린 것이다.

    DAX 30 지수는 전날에는 5.3%나 폭락하면서 블랙먼데이를 주도했다. 영국이나 프랑스 등 다른 유럽 주요국 증시도 3∼4%대 떨어졌지만 독일보다는 덜했다.

    이로써 독일 증시는 8월 이후 28%나 하락, 2009년 8월 이래 최저점을 기록했다.

    7월 마지막 거래일인 29일 기준으로 독일의 DAX 30은 7,158,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5,815이었지만, 6일 오후 5시(독일 시간) 현재는 5,100대에서 함께 머물고 있다. 이런 추세로라면 두 나라 증시 지수의 역전도 시간 문제다.

    올들어 독일 증시는 심지어 그리스나 이탈리아 등 유로존 국가 증시보다 더 빠졌다. 증시만을 보면 마치 독일이 재정위기를 잉태한 장본인처럼 보인다.

    특이한 것은 독일은 국채 이자률도 바닥으로 추락했다. 5일 1.84%까지 내려 사상 최저를 기록했고 6일엔 또다시 1.7%대로 더 떨어졌다.

    통상 금융시장이 흔들려서 증시가 타격을 입으면 국채 이자율이 올라가지만, 독일은 전혀 다른 양상이다. 그만큼 독일 국가 경제 자체는 탄탄하다는 방증이다.

    문제는 유로존 위기에 대한 독일 정부의 해결 의지와 능력에 대한 불신이라는 것이 독일 시장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브레머 란데스 방크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폴커 메이어 헬은 "유로존 문제를 다루는 정치인들이 한 목소리로 얘기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최근 독일 방송사 여론조사에서 국민 5명 중 4명이 현재의 유로존 재정 위기가 더욱 악화될 것이며, 메르켈 총리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고 답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또한 지난 4일 독일 메클렌부르크 주의회 지방선거에서 집권 여당이 참패한 것도 독일 증시의 앞날에 더욱 짙은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ETX 캐피털의 아니타 파루치는 "그리스 등 국가의 위기를 신속하면서 또한 지속적인 해법으로 해결하려는 의지와 능력이 의심을 받고 있다"며 "지방 선거 패배는 이러한 단면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증시 전문가들은 독일 증시가 4,500선까지 밀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함부르크의 자산관리 회사인 크납 포이트의 알렉산더 다니엘 수석 매니저는 현지 언론에 "4,500선은 장기 지지선으로 낙관론자들은 여기에서는 지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러나 4,500선을 내주면 정말로 재앙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지난 금융위기 당시에는 독일 증시가 8천106에서 3천666으로 55% 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