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책 경계 허물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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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전자책(e-북) 출판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기존 전자책 출판업자들은 물론이고, 자신의 책을 독자 출판하는 작가들, 아타비스트나 바이라이너와 같은 온라인 업체 등은 물론이고 유력 언론사들까지 전자책 시장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9일 인터넷판에서 "전자책 독자들이 확산되면서 잡지와 신문사들이 새로운 플랫폼을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인터넷 매체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허핑턴포스트는 20일 두 번째 전자책을 출시한다.
군대에서 동성애자에 관련해 묻지도 말고 답하지도 말라는 `돈 에스크 돈 텔' 정책 폐기 캠페인을 다룬 아론 벨킨의 저서 `하우 위 원(How We Won)'이 그것이다.
NYT가 출간한 전자책 `공개된 비밀'은 지난 2월 전자책 논픽션 부문에서 19위에 오르기도 했다.
출판업자들과 뉴스업체들 간의 제휴도 부쩍 늘었다.
세계 최대 출판사인 랜덤 하우스는 정치전문 뉴스 사이트인 폴리티코와 제휴를 맺고 오는 2012년 미국 대선과 관련한 4권의 전자책을 시리즈로 출간한다.
두 회사가 공동으로 펴낼 전자책은 한 권당 2만∼3만 단어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랜던 하우스의 편집장인 존 메컴은 "책의 본성은 변한다"면서 "기사와 책 사이의 경계가 점차 허물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비용이 적게 든다는 것도 뉴스 회사들이 전자책 시장에 뛰어드는 주요 요인이다.
자사 기자들을 활용할 경우 약간의 원고료만 지급하면 되기 때문이다.
대선 관련 전자책 시리즈의 경우 공동저자는 폴리티코의 백악관 출입기자와 저명한 정치 학자 에반 토머스다.
메컴 편집장은 "들어가는 비용이라고 해야 나와 에반뿐이다"라고 말했다.
허핑턴포스트 역시 저자에게 선불로 돈을 지불하지 않는다. 판매 실적에 따른 원고료 지급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과거 오프라인으로 나왔던 자사 기사들을 묶어서 책을 내는 저비용 전자책 출간도 언론사들이 전자책 시장에서 가진 이점이다.
7월 초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뉴스 코프의 영국 왕실 전화 해킹 사건이 발생한 직후 미국 연예 월간지인 `베니티 페어'는 머독 관련 과거 기사들을 묶어서 같은 달 29일 3.99달러짜리 전자책을 내놓는 기민함을 발휘했다.
또 뉴요커지도 최근 9·11 사태와 관련한 자사의 과거 기사들을 편집해 7.99 달러에 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