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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 건설 붐이 일었던 90년대 중반 수도권 아파트에 입주한 이 모씨는 뒷 베란다에 있는 세탁실 천장에서 물이 줄줄 새는 것을 보고 기겁을 했다. 입주 초기 시공사 직원이 철수하지 않고 있던 현장사무소를 찾아가 항의했다.
시멘트 회사를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었던 이 회사는 “시멘트에 관한 한 자신이 있었는데, 2,300가구 중 바닥 균열 하자가 생긴 경우는 처음” 이라며, 현장소장부터 본사직원까지 5명이 달려들어 원인을 찾았다. 기온차가 심한 겨울에 양생을 한 위층 발코니 바닥이 팽창률 차이로 미세한 균열이 생겨 물이 스몄으니 수리해 주겠다고 했다. 건설회사는 위층 바닥을 아래층까지 뚫고, 에폭시 수지를 쏘아 균열 부위 주변으로 스며들게 해 완벽한 방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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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밝혀진 내용으로 ‘2006~2010년 공종별 하자보수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국 고속도로 하자발생 건수는 무려 5,250건이고 이 가운데 하자보수 사례가 가장 많은 곳은 청원~상주간 고속도로로 972차례에 걸쳐 하자보수공사를 했다.
동해~주문진 간 고속도로는 502건, 부산․울산 민간투자 고속도로도 330건으로 뒤를 이었다. 수치로 보면 이렇게 하자가 많아서야 겁이 나서 어떻게 도로를 다닐까 하지만, 안전과 관계없어도 감리기준으로 볼 때 설계에서 어긋난 것은 모두 하자에 해당된다.
물론 중대하자도 있다. 필자는 지방 근무시절, 경북의 한 고가도로 구간 다릿발을 거의 준공단계에서 철거하고 재시공시킨 일이 있다. 물론 대충 대충하는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필요이상으로 강한 조치를 취한 면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가벼운 보수공사로 마무리 된다.
물론 하자가 하나도 없으면 좋지만 인간이 편익을 위해 설치하는 기반시설은 물론 편리를 위한 각종 제품도 하자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준공검사 후에도 미처 발견 못했거나 추가로 발생되는 하자를 대비한 하자보증금이라는 제도가 있는 것이다.
4대강 현장인 상주보와 구미보의 시공미비점을 일부 정치인과 환경단체가 부풀려 전 국민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4대강 추진본부에서 실무를 책임지는 국장으로서 안타깝다. 16개 보 현장에서 한곳도 하자가 없으면 좋으련만, ‘하자’ 여부를 떠나 우려를 끼쳤다는 점은 아쉽다.
국민의 혈세로 건설하는 사회기반시설은 준공이전에 수차에 걸친 점검 및 예비준공검사를 한다. 완벽한 완공이 되지 않을 경우 시설물을 설치한 시공사에게 인수를 받지 않는다. 하자가 있음을 알고 인수받아 문제가 발생할 시 그 이후에는 해당 공무원은 물론 시공사, 감리원 등은 감사에서 처벌을 받는다.
그러나 일부에서 주장하듯 전 국민이 걱정해야할 정도는 분명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해 둘 필요가 있다. 상주보의 경우 보 구조물 고정보 구간에 가로로 물이 스며나온다는 지적이다. 아파트나 대규모 토목공사는 콘크리트를 한 번에 타설할 수 없다. 수m정도 레미콘을 틀에 붓고 일주일 정도 양생을 한다. 다시 그 위에 거푸집을 설치하고 다음 레미콘을 붓는다.
이 때 굳어있던 아랫부분과 새로 부은 윗부분 경계는 완전하게 한 덩어리로 결합되지 않고 약간의 흔적을 남긴다. 물론 이곳으로 물이 줄줄 새듯 틈이 생긴다는 뜻은 아니다. 상주보는 일부 부위에서 물이 스며나오는 흔적이 발견되었다.
원래 콘크리트 구조물은 완전한 방수가 불가능하다. 물이 스며들어 반대편으로 스며 나올 수 밖에 없는 물성을 갖고 있다. 이번 한국시설안전공단의 안전진단 결과에서 보듯이 상주보의 누수는 경미한 현상으로 구조물의 안전에는 문제가 없음이 확인되었다.
물이 스며 나온다고 댐이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 일본의 댐안전관리 자료에서도 댐의 수직이음새 부분이나 시멘트 자체의 누수가 댐 구조물 안전과는 상관없는 것으로 여긴다. 어떤 경우는 1분당 드럼통 4개 분량의 물이 스며 나오는 곳도 있을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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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이상적인 것은 물 한 방울 스며 나오지 않는 것이지만, 시멘트의 물질특성 등 여러 요인을 감안 허용되는 범위도 있고, 안전에 지장 없는 범위에서 고친다. 이런 특성을 생각하지 않고 이곳에 틈이 생겼다고 부실 및 안전문제까지 거론하며 나서는 것은 지나치다.
이 곳이 떨어진 모습을 확대사진으로 찍어 보 구조물이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부풀리는 것은 4대강 사업을 흠집내려는 선동에 가깝다. 특히 건축과 토목을 알 만한 사람들이 보가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공포감을 조성하는데 앞장선다면 자기 자신을 속이는 일이다.
그러나 상주보 등 총 16개 보는 현재까지 공사과정이다. 공사준공과정은 시공사, 감리사, 발주청이 합동으로 예비검사를 거쳐 완벽하게 되었을 때 준공을 하는 것이다. 또한 시설물을 유지관리하는 기관이 유지관리 측면을 고려하여 유지관리청과 발주청, 시공사, 감리사 등이 합동으로 인수인계 점검을 하게된다.
공사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일부 문제가 생기면 어차피 준공이 될 수 없다. 준공도 안되고 공사기간인 지금 보가 무너질 것처럼 매도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 백화점도 개점 전 임시운영해 문제점을 찾아 고치고 정식 오픈을 한다. 골프장도 임시라운딩을 한 뒤 개선점을 찾아낸다. 전철 철도도 똑같은 과정을 거치며 심각한 위험을 찾아내 시정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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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도 얼마전 임시개방한 뒤 그런 과정을 걷고 있다. 16개 보에 대하여 문제점도 찾는 과정이다. 보에 물을 담았을 때 어떠한 현상이 나타나는지 또 보완할 문제점이 나오는지를 점검하는 중이다. 지금은 4대강 16개 보에 대한 문제점 도출과정이다. 보에 물을 담았을 때 어떠한 현상이 나타나는지 또 보완할 문제점이 나오는지를 점검하는 중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추후에 하자로 인해 국민에게 불안을 주고 지역주민과 국가에 피해를 주는 일은 없을 것이다. 앞으로도 99.9% 완벽해도 0.1% 미비점을 지속 감시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