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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김밥’이라는게 있다. 꼬마 김밥에 일반 겨자소스를 찍어 먹는 것인데 그 맛의 중독성이 상당하다고 알려졌다. 각종 언론에서 광장시장의 명물로 소개하면서 유명세를 탄 김밥이다.
시장 구석에 있는 김밥집이 이토록 유명해진 이유는 ‘일본인 관광객’ 덕분이다. 김밥을 먹어본 관광객들이 ‘일본에 돌아가서도 그 맛을 잊을 수 없다’고 해서 이름을 붙여준 것이다.
네이밍의 파급 효과는 컸다. 일본 온라인 커뮤니티 등으로 빠르게 소문이 퍼지면서 ‘마약김밥’을 맛보기 위해 광장시장을 찾는 이도 생겨났다. 일본인들 사이에서 ‘광장시장’은 서울 관광에서 빠지지 않는 코스가 된지 오래. 저녁 시간에 시장에 가면 늘 일본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마약김밥으로 시작해서 빈대떡, 족발, 떡볶이에 이르기까지 인기 메뉴도 다양해졌다. 우리에겐 익숙한 음식이지만 그들에게는 신기한 먹거리다. 여기에 한복과 구제의류 등 볼거리까지 다양하다.
외국인들에게 종로구 도심 한복판에 자리 잡은 100년 전통의 광장시장은 그야말로 이색적인 풍경이 아닐 수 없다.
외국인 관광객 1천만명 시대. 우리는 세계 20위권, 아시아 7위권의 관광국이다. 올 한해 300만명의 중국인들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관광객 숫자는 늘었지만 관광지 개발은 여전히 부족하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서울에 오면 가는 곳이 비슷하다. 경복궁, 남산, 명동 일대 등 고궁이나 빌딩숲이 전부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원하는 것은 ‘가장 한국적인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장소다. 서울에 있는 멋진 빌딩들은 일본 도쿄나 중국 북경, 미국 뉴욕에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왁자지껄한 전통시장의 분위기와 손맛이 담긴 음식은 한국에서만 만날 수 있는 문화다. 이것이 전통시장의 경쟁력이다.
광장시장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 특화된 시장이 많다. 경남 화개장터, 옥천 5일장, 부산 자갈치 시장 등 지역의 특색이 녹아든 시장은 그야말로 우리의 과거와 현재를 고스란히 담아낸다.
광장시장, 남대문시장 등으로 외국인이 모여들자 한국관광공사가 ‘시장 관광 코스’ 개발에 나섰다. 시장을 관광 상품으로 만들어가는 작업이 필요하다.
어렵지 않을 것 같다. 외국인들이 시장에서 먹고, 놀고, 즐기게 만들어주면 된다. 떡을 매치거나, 녹두를 갈아 빈대떡을 붙여먹는 체험 등 외국인들이 즐길 거리는 무궁무진하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경쟁력이 되는 시대다. 전통시장마다 고유한 지역적 특성을 살려 맛과 멋을 발굴해 키워낸다면 승산이 있다. K-POP이 세계를 휩쓰는 대중음악이 된 것처럼 전통시장도 붐을 일으킬 잠재력이 충분하다.
이제 K-MARKET 시대를 열 때다. 외국인들을 불러들여 우리의 전통시장의 문화를 전파하는 것, 이것이 전통시장이 성장해나갈 마케팅 전략이요, ‘K-마켓’열풍으로 불러도 좋을 한류의 계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