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뭉쳤다.. 롯데카드 무릎 꿇다

자영업자들이 뭉쳐 롯데 계열사 간의 낮은 수수료율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자 롯데카드가 재검토할 듯을 공개적으로 발표했다. 롯데빅마켓과 롯데카드가 1.5% 수준의 낮은 카드수수료 독점계약이 논란이 되고 ‘롯데카드 결제 거부 운동’을 시작하겠다고 발표한 6월19일 이후 2일만이 이뤄졌다.

“향후 당사는 개정 여전법의 취지와 세부 적용기준에 맞춰 대형가맹점에도 합리적이고 공정한 수수료체계를 구축할 것이다. 대형가맹점과 중소형가맹점과 불합리, 불공정한 수수료 차별을 없애도록 노력할 것이다.”

“골목상권 살리기 운동에 적극 동참할 것이다. 중소상인들과 상생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 지원 및 혜택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이다.”
-롯데카드 박상훈 대표이사

롯데카드에 따르면 우선 롯데빅마켓의 오픈에 맞춰 수수료율 계약을 대형마트 수준인 1.5~1.7% 수준 체결한 후 수수료 개편안이 결정되면 이를 준수해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상생에 관한 구체적인 방안은 중소상공인과의 논의를 통해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중소상공인들 쪽에서는 반기는 목소리가 역력하다.

 “카드사가 개별 자영업자들과 한명 한명과 이야기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자영업자들이 뭉쳐 강력하게 주장했기 때문에 고무적인 결과를 얻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유권자시민행동 엄태기 실장

이번 사건은 카드사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높은 수수료를 챙기고 대기업에게는 수수료를 깎아주자 비판여론이 형성된 시기에 롯데 측이 과감히 계열사에 혜택을 주는 조치를 취하자 자영업자들이 분노가 하늘을 찌른 것. 금융위원회도 중소기업 차별금지를 골자로 하는 ‘카드수수료 개편’을 추진하고 있는 시점이라 롯데 측의 이같은 조치는 더 큰 눈총을 사고 왔다.

 “대형가맹점의 카드수수료가 낮게 책정되면 결국 카드사들의 수익구조에 영향을 미친다. 자영업자 수수료 인하까지 어렵게 만든다. 이러한 시점에 롯데카드와 계열사 롯데빅마켓은 1.5% 수준의 저리로 독점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 오호석 대표

계열사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특혜를 주고받았다는 것이 소비자연맹의 주장. 롯데빅마켓은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받고 롯데카드는 독점계약으로 실적을 올릴 수 있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다는 설명이다.

 “롯데카드는 롯데빅마켓과 단독계약을 맺었는데 이것은 사실상 공개입찰이 아닌 단독입찰로 진행됐다. 계열사라는 이유로 혜택을 준 것으로 해석하지 않을 수 없다.”
-유권자시민행동 엄태기 실장

롯데 계열사라는 이유로 명백한 위법행위인 ‘부당한 계열사 일감몰아주기’가 자행됐다는 것.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계열사끼리 거래할 때 상품, 자금, 자산, 인력 등을 무상으로 제공하거나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면 ‘부당내부거래’로 법위반 사례에 해당한다. 계열사 사이에서 부당 내부거래가 이뤄지면 과도하게 기업을 확장함으로써 중소기업과 공정한 경쟁을 저해한다. 경제력의 집중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금지하는 것이다. 부당내부거래가 적발되면 시정명령과 함께 3년 동안 평균 매출액의 5% 이내의 과징금을 내야 한다.

롯데 측은 계열사 간의 특혜는 없었다고 주장한다.

“롯데빅마켓과 롯데카드가 수수료율 1.5% 수준으로 단독계약을 진행하는 사실은 맞다. 단독계약은 계열사에 ‘일감몰아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롯데카드 멤버스의 포인트제도와 고객정보를 이용하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위법적 행위는 없었다. 카드수수료율도 대형마트와 카드사가 계약체결 시 1.5~1.7%로 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과 유권자시민행동은 롯데의 일감몰아주기에 대해 검찰 고발 등을 통해 사실을 밝혀내고 ‘대형마트’의 반발에 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롯데카드와 롯데빅마켓은 공개입찰을 가장한 독점계약으로 ‘계열사 몰아주기’다. 공정위에 부당하게 내용을 제소하고 위반행위가 드러나면 검찰 고발도 추진할 것이다.”

“새로운 수수료 개편안이 나오게 되면 카드사가 대형마트와 몇 %로 계약을 맺을지, 관련 규정을 잘 따르는지 주시할 것이다. 앞으로 카드사보다는 카드수수료율에 반발할 대형 가맹점이 더 큰 벽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문제는 법적인 대응이 아닌 ‘상생’으로 수용하라고 요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