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춘천 '도민저축은행' 창고에 있던 차량 공매위해 전시예보 "부가티 베이론, 코닉세그는 개인, 기업과의 소송으로 정리 못 해"
  • 지난 7월 4일 오전 11시 청계천 변에 있는 예금보험공사 주차장에서는 색다른 '모터쇼'가 열렸다.

    전시된 차는 단 5대. 그 중 4대는 평소 거리에서 보기 어려운 차들이었다. 페라리 612 스카글리에티, 포르쉐 카레라 GT2,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 LP640 스파이더는 슈퍼카로 꼽히는 차들이다. 나머지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 크라이슬러 닷지 매그넘도 '비싼 차'들이다.

  • 오른쪽부터 닷지 매그넘, 포르쉐 911 카레라 GT2,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 LP640 스파이더, 페라리 612 스카글리에티,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

  • 포르쉐 매니아가 아닌 사람에게는 다 같은 '개구리'로 보이지만 이 차는 포르쉐에서도 최고급에 속하는 911 카레라 GT2 버전으로 추정된다. 그 경우 가격은 1억 5천만 원을 훌쩍 넘어간다.

  • 페라리 612 스카글리에티를 촬영 중인 취재진들. 스카글리에티는 FF가 나오기 전까지는 페라리를 대표하는 4인승 그랜드투어러(GT)였다. 관리도 어렵다. 가격 또한 신차일 경우 5억 원을 훌쩍 넘긴다.


  •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 LP640 스파이더. 즉 컨버터블 버전이다. 무르시엘라고는 현재 단종된 상태지만 당시 가격은 5~6억 원대를 호가했다. 위로 열리는 시저 도어는 람보르기니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 이 차들이 예보 주차장에 등장하게 된 건 영업정지 당한 도민저축은행 대주주가 이 차량들을 담보로 불법대출을 해줬기 때문이다. 주인을 잘못 만난 탓이다.

    영업정지된 저축은행의 자산처분과 피해자 구제를 맡고 있는 예금보험공사 측은 이들 차량을 공매 중이다. 하지만 더욱 비싼 슈퍼카는 아직도 '창고 신세'다.

    1대 가격이 20~30억 원을 넘는다는 부가티 베이론 1대와 코닉세그 2대가 있다. 일부 자동차 커뮤니티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부가티 베이론은 2대, 코닉세그는 5대 미만이 있다고 한다. 그 중 절반 가량이 도민저축은행 창고에 있었던 것이다.

    예보 관계자는 이 차량 처리가 매우 어렵다고 밝혔다.

    "부가티 베이론은 개인들과 아주 복잡하게 법정 소송이 얽혀 있고, 코닉세그는 리스 회사와 소송을 진행 중이다. 부가티와 코닉세그의 법적 문제를 정리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청계천 슈퍼카'는 달리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 놈의 주인' 탓에 지금은 제대로 작동조차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