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활성화 위한 민관 집중토론..李 대통령 현장감각 강조
  • 시계는 12시 4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자정을 훨씬 넘긴 시간이다. 이 대통령과 각 부처 장관과 기관장들의 앞에는 찐 감자와 옥수수가 놓여 있다.

    “이 다음에 모이면 이렇게 늦게까지 하지 않도록 유의하겠다.”

    이 대통령이 미안한 듯 말하자 그동안 토론하며 찌푸려졌던 참석자들의 미간이 다소나마 펴진다.

    이 대통령이 21일 오후 3시부터 청와대에서 주재한 ‘내수활성화를 위한 민관합동 집중토론회’는 장장 9시간 45분 동안 ‘끝장토론’ 형식으로 진행됐다.

    회의에서 마땅한 결론이 나지 않으면 나올 때까지 밀어붙이는 게 이 대통령의 평소 방식이긴 하지만, 이처럼 10시간 가까이 이어지는 마라톤 회의는 이례적이다.

  • ▲ 이명박 대통령이 21일 오후 청와대에서 내수활성화를 위한 민관합동 토론회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는 다음날 자정을 넘겨 10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 뉴데일리
    ▲ 이명박 대통령이 21일 오후 청와대에서 내수활성화를 위한 민관합동 토론회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는 다음날 자정을 넘겨 10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 뉴데일리

    대선 최대 공약이자 임기 내 최대 성과라 자평했던 ‘경제’ 분야이기 때문에 더 그랬다. 대선을 앞둔 정치권에서 ‘경제민주화’를 외치며 현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를 비판한 상황이 못내 자존심 상했던 것으로 보인다.

    아예 이 같은 회의를 작심하고 휴일로 회의 일정을 잡았다는 게 청와대 후문이다.

    “우리가 노력하면 노력한 만큼 성과가 있다.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현장 감각을 갖고 했으면 한다.”

    이날 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했던 부분은 이 현장감이다. 정책도 좋고 거시적인 효과도 좋지만, 경제만큼은 가시적인 효과를 보이는 행정도 필요하다는 얘기다.

    “대기업도 ‘어려울 때 힘을 한번 모아보자’, 경제단체도 ‘중소기업·대기업이 투자는 어떻게 하고 어려울 때 사회적 책임을 더 해보자’는 모습을 우리 국민에게 보여줬으면 한다.”

    “이 같은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면 ‘어려울 때 역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이렇게 하는구나, 어렵지만 수출전선에 나서는구나’하고 생각할 것이다.”

    “대기업은 대기업끼리 바로 좀 보여주고, 중소기업도, 각 단체도 그렇게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오늘 회의는 성과가 있을 것이다.”

  • ▲ 이명박 대통령이 21일 오후 청와대에서 내수활성화를 위한 민관합동 토론회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는 다음날 자정을 넘겨 10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 뉴데일리
    ▲ 이명박 대통령이 21일 오후 청와대에서 내수활성화를 위한 민관합동 토론회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는 다음날 자정을 넘겨 10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 뉴데일리

    대기업과 경제단체의 책임 있는 사회공헌을 당부한 셈이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회의에 대해 “민관 참가자들은 시종 진지한 자세로 토론에 임했으며, 세가지 주제별 토론은 각각 예정시간을 넘기면서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소개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소비 활성화와 부동산 경기 활성화, 투자 활성화 등 3가지 주제가 주로 거론됐으며, 각 부처 장관 외에 손경식 대한상의회장·허창수 전경련회장·한덕수 무역협회장·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김주형 LG연구원장 등 재계 전문가들이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