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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금감원의 옷을 벗겼다.
외환은행 인수 및 매각 과정에서 먹튀 논란을 일으킨 론스타에 대한 금융감독당국의 적격성 심사결과를 공개하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론스타에 대한 적격성 및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 해당 여부와 관련된 금감원의 판단자료 일체를 공개하라는 것으로 확정될 경우,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개 결과에 따라서는 심사의 공정성 및 적절성 등을 두고 거센 후폭풍이 몰아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상급심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조일영)는 21일 한국외환은행 우리사주조합이 금감원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지난해 3월 금감위는 금감원으로부터 ‘론스타홀딩스가 비금융주력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심사결과를 보고 받고 이를 발표했다.
금감위의 발표에 외환은행 우리사주조합은 심사를 진행한 금감원에 대해 자료일체의 공개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당시 금감원은 법원에서 소송이 진행 중인 사항 또는 경영 및 영업상 비밀이 포함돼 공정한 업무수행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점을 거부이유로 들었다.
이에 대해 조합측은 같은 해 11월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냈다.
이날 재판부는 심사자료 공개를 거부한 금감원의 항변을 모두 배척하면서 우리사주조합의 손을 들어줬다.
“해당 정보의 공개로 론스타의 경영·영업상 비밀이나 정당한 이익을 해할 우려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
“이미 완료된 심사와 관련된 내용을 담은 정보로서 공개되더라도 금감원의 향후 심사업무에 지장을 초래한다고 볼 수 없다”
론스타 관련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금감원의 주장도 일축했다.
“정보를 사전에 공개한다고 해서 법원과 헌법재판소에서 진행 중인 관련 재판의 공정성을 해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공개하는 편이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명확히 해 관련 소송에 도움이 될 여지가 있다”
나아가 재판부는 론스타와 관련된 금감원의 판단 자체가 민감한 사회적 현안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민의 알권리 보장과 금감원의 공정성 및 투명성 확보를 위해서라도 공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론스타의 비금융주력자 해당 여부가 오랜 기간 국민적 관심을 끌어온 점을 고려하면 공개하는 것이 국민의 알권리 실현과 금감원 업무수행의 공정성 및 투명성 확보에 기여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