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중단하면 서민과 제조업은 망한다!고장과 사고는 다르다!정치권의 대책없는 원전 중단 주장? 가증스럽다!
  • ▲ 장인순 前 한국원자력연구소 소장
    ▲ 장인순 前 한국원자력연구소 소장

    이 세상에 완전한 인간이 없듯이 완전한 기계도 없다.

    원자력과 함께 삶을 살아온 사람으로 최근 원자력발전소의 고장 정지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떠올리게 된다.

    연일 언론은 금방이라도 큰 사고가 나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닥치기라도 할 듯이 국민을 호도(?)하고, 더불어 전력대란이 올 것이라고, 국민들 특히 제조업자들에게 필요 이상의 어두운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더 가증스러운 것은 표를 좀 더 얻어 보겠다고 국민을 위해 원전 폐쇄 운운하는 정치권을 보면서 무엇이 국민을 위하고 국가를 위한 것인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한국전력이 전기료 10% 인상안을 내 놓았다가, 사장이 물러나는 사태까지 간 이유가 무엇인가?

    아마도 원전을 모두 닫으면 전기료 인상이 적어도 50%에서 100% 가 될 것이다.
    그러면 서민들이 어떻게 살며, 많은 제조업들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일련의 부품관련 부정에 대해서 한수원을 두둔하고 편들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다만 오지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묵묵히 일하는 정직한 많은 원자력인들이 힘들어 하고 가슴 아파하는 것을 보면서 그들에게 온 국민의 따뜻한 격려가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인간 모두가 완전하지 못한데, 그 인간이 만든 기계나 장비가 어떻게 완전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러기에 품질보증이 필요하고, 유지보수가 필요하고,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교육훈련이 필요한 것이 아니겠는가!

    우리 국민이 꼭 알아야 할 것은 원자력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싸고 가장 양질의 전기를 공급함으로써 조국 근대화에 큰 역할을 했으며, 국민 모두가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이다.
    동시에 우리의 원자력기술이 세계인들로부터 인정받아, 원자로와 연구용 원자로를 수출함으로서 한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왔다. 

    우리나라의 원자력발전소 이용률이 세계 평균 보다 15%나 높아 당당히 1위인 것은 원자력발전소관리 능력과 유지보수 능력이 어떤 나라보다도 우수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일련의 원전 가동 정지는 원전설계의 건전성을 입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원전내의 작은 부품이라도 고장이 나면 발전소가 자동으로 정지하여 사고를 미연에 막도록 설계를 하기 때문이다.
    일련의 발전 정지는 부품의 고장으로 인한 사고를 방지 하도록 설계된 대로 동작한 것으로 국민들이 우려하는 방사능 누출이나 원전의 안전과 무관한 것으로 일반적으로 우려하는 사고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위기와 기회는 언제나 함께 하는 것으로, 이번 한수원의 납품비리를 중대한 위기로 규정하고, 앞으로 이 위기를 원자력발전소의 건설과 운영에 있어 최고의 기회로 승화 시키는 지혜가 어느 때 보다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밖에서는 원자력 발전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신나게 일할 수 있도록 따뜻한 격려가 있어야 하고, 안에서는 지속적인 설비 개선과 신뢰도가 높은 부품을 발굴하고 개발하는데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사람도 잔병을 많이 앓은 사람이 아주 건강한 사람보다 훨씬 장수 하듯이, 기계나 장비도 잦은 고장의 원인을 제대로 분석하고 활용하면 수십년을 가동하는 원전을 훨씬 더 안전하게 운전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35년의 원자로 운영과 23기의 원자로를 가지고 있지만, 단 한 번의 심각한 사고가 난 일이 없다.

    그리고 [고장][사고]는 분명히 다른 데도, 많은 사람들은 [고장이 곧 사고]라고 생각한다.
    여기에는 많은 언론이 한몫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이나 일본 같은 원자력 선진국도 대형 원자력 사고가 나는데, 우리나라라고 사고가 나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느냐 하는 사대주의(?)적인 생각을 버려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원자력기술 개발을 시작했을 때도 많은 사람들이 엽전(?)이 무슨 원자력 기술개발이냐고 스스로 우리 자신을 비하 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우리는 최단기간에 가장 작은 연구비로 원자력기술 자립을 이루지 않았는가!

    나는 설령 세계 모든 선진국이 원자력을 포기한다 하더라도 우리 대한민국은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원자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 반세기 동안에 무에서 유를 창조한 민족이기에 어떤 것도 극복하고 해결 할 수 있는 두뇌를 가진 국민이라 믿기 때문이다.

    북한 핵실험에 침묵으로 일관했던 사람들이 원전의 사소한 고장 때문에 원전을 폐쇄하자고 하는 사람들이, 단 한번이라도 열악한 환경에서 피와 땀으로 원자력기술 자립을 이룬 이들의 심정을 헤아려 본 일이 있는가 묻고 싶다.

    문명을 위협하는 최악의 위험은 비이성적인 두려움이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