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꼼한 일처리로 평판 좋던 1남1녀 [어머니]투자자 항의에 괴로워하다 목숨 끊어
  • ▲ (사진=조선일보) 지난 2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동양증권 제주지점 여직원의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동양 회장님, 이럴 수가 있느냐. 고객에게 투자금액을 돌려 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 (사진=조선일보) 지난 2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동양증권 제주지점 여직원의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동양 회장님, 이럴 수가 있느냐. 고객에게 투자금액을 돌려 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회장님, 
 고객에게 투자금액을 돌려주세요”

지난 2일
자신의 승용차에서 번개탄을 피워 
스스로 목숨을 끊은 
<동양증권> 제주지점 직원 고 모(여·42)씨가 쓴 
유서가 발견됐다. 
A4 용지 2장 분량의 이 유서 중
한 장은 가족에게, 
다른 한 장은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에게 남기는 내용이었다.

[동양 회장님]으로 시작하는 유서에는 
<동양증권> 자금이 대규모로 이탈하면서 
고 씨가 일부 투자자로부터 항의를 받고 
고객들의 피해를 걱정하며 괴로워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회장님, 
 개인 고객들에게 
 정말 이럴 수는 없는 것 아닌가요. 
 이런 일을 만들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직원들에게도 이럴 수는 없는 것 아닌가요

 오늘 아침에 출근할 때도 믿었고 
 정말 동양그룹을 믿었는데 
 이런 일이 생겨서 
 정말 마음이 아파 견딜 수가 없네요

 하루속히 개인 고객 문제를 전부 해결했으면 합니다. 
 고객님들 (투자 금액) 전부 상환 꼭 해주십시오. 
 끝까지 책임 못 져서 정말 죄송스럽습니다”

   - 故 고 씨의 유서 내용


투자 상품 판매를 담당하던 고 씨는
평소 일 처리가 꼼꼼하고 
수익률도 좋아 
동료 직원과 고객들로부터 
좋은 평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44)과 딸(14), 아들(11)을 둔 고 씨는 
지난달 30일 
동양그룹 계열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한 이후 
심적인 고통에 시달렸고, 
여러 차례 자살 시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씨가 
 법정관리 전날에도 
 걱정하지 말라는 회장의 말을 믿고 일했는데 
 법정관리 신청 소식을 언론 보도를 통해 접하고 
 충격을 받았다.

 지난 1일부터 
 집을 나가 바다에 뛰어드는 등 
 여러 차례 자살을 시도했다”

   - 故 고 씨 유족

전날인 2일엔 
서울 강남 동양증권 30대 여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수면제를 과다 복용했다가 
쓰러진 채 발견됐다. 
이 직원은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