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1년 11개월 만에 수주
에코십 수요↑·낮은 선가·항로 변경 요인
  • ▲ 대우조선이 건조한 VLCCⓒ대우조선해양
    ▲ 대우조선이 건조한 VLCCⓒ대우조선해양

최근 대형조선사를 중심으로 VLCC(Very Large Crude oil Carrier, 초대형 원유운반선)의 수주가 급증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각각 지난 1월 및 지난해 12월 말에 9척과 5척의 VLCC 수주에 성공했다. 대우조선의 경우 2012년 1월 이후 1년 11개월 만의 VLCC수주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최근 VLCC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는 이유는 한 가지 요소가 아닌 여러 가지 복합적 요소가 함께 작용한 것”이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가장 큰 요인으로 업계 싸이클 상 VLCC의 발주시기가 다가왔다는 점을 들 수 있다”며 “그동안 공급과잉 상태였던 선박들이 노후화되며, 친환경 기술이 접목된 VLCC의 수요가 증가한 것”이라 말했다. 최근 높은 수준의 유가가 지속됨에 따라 선주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고연비 선박을 선호하는 추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또 최근 VLCC의 선가가 오름세에 있으나, 지난 2007년, 2008년에 척당 1억 4,000만~1억 5,000만 달러에 육박했던 시절과 비교해 아직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또 다른 요인이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말 기준 VLCC의 선가는 척당 9,600만 달러 수준이다. 선주 입장에서는 오름세를 보임에도 선가가 비교적 쌀 때 발주하는 것이 이득인 만큼 현 시점이 적기라는 것이다.

이 외에 항로변경에 따른 대형 유조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최근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 정책에 따라 서아프리카-미주 항로의 물동량이 감소하고, 서아프리카-아시아 항로의 물동량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항해거리가 길어지며 대용량인 VLCC의 효율성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또 최근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VLCC운임 역시 신조선 수요 증가에 한 몫 담당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업계관계자는 최근 호조세에도 “방심은 금물”이라며, “글로벌 경기 자체가 호전되지 않은 상황인데다, 여전히 공급과잉 상태라는 변수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