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전회장 구속수감 상태…김창근 의장은 자격미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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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사퇴한 최태원 회장이 SK그룹의 회장직도 물러난다고 밝힌 가운데 전경련에서도 사실상 제외받을 위기에 몰렸다.
6일 전경련에 따르면 현재 SK그룹은 전경련 회장단 모임에 참여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최 전회장이 구속상태로 회장단 모임에 나설 수 없고 사실상 그룹의 대표인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회장은 회장단 모임에 참석할 자격이 안되기 때문이다.
전경련측은 "회장단은 그룹의 대표라는 '자격'보다 인물 중심의 '상징성'이 더욱 크게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SK그룹과 달리 한화그룹의 경우 김승연 회장이 모든 계열사 대표이사에서 사퇴했지만 전경련 회장단 모임에는 언제든지 참석할 수 있다. 그룹을 대표하는 김 회장의 상징성과 전경련 회장단에서 이야기하는 인물중심의 조건에 들어맞기 때문이다.
향후 SK그룹이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여키 위해서는 전경련 회장단이 논의를 거쳐 총회에서 '회장변경에 관한 건'으로 표결에 부치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
변경절차를 밟지 않을 경우 SK그룹은 최 전회장이 형 이행을 마치는 3년 뒤에나 전경련 회장단에 참석할 수 있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글로벌 시황과 악화일로의 내수시장을 수성하기 위한 또 하나의 채널을 최소 3년간은 상실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 같은 절차를 거쳐 김 의장이 전경련 회장단에 가입할 경우 더욱 심각해 진다. 이는 형 이행을 위한 형식적인 대표이사 사퇴, 회장직 사퇴가 아니라 강력한 오너쉽으로 SK그룹을 대표해왔던 최 전회장의 상징성 자체가 허물어지기 때문이다.
또 조급함에 회장 변경절차를 거쳐 김 의장이 그룹을 대표하는 상징성을 갖추더라도 최 전회장의 형 이행이 완료되는 시점에 또다시 회장 변경절차를 진행할 경우 마치 포스코나 KT와 같이 '오너쉽이 약점'으로 거론되는 기업들의 이미지를 시장에 줄 수 있다.
이에 대해 SK그룹은 시급을 다투는 상황은 아니라면서도 고민은 깊어지고 있는 상태다.
SK그룹 관계자는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자력으로)참석할 수 없다는 것은 문제지만 지금 당장 이 사안을 고려치는 않을 것이다"며 "김 의장이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최 전회장에서 김 의장으로 변경절차를 밟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