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경영체제 한화 '맑음' vs 전문 경영인 중심 체제 SK '흐림' 글로벌 전장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가 관건"
  •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재판결과에 울고 웃었던 양사가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경영체제도 오너家 중심과 이사회 중심으로 극명히 갈려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재판결과에 울고 웃었던 양사가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경영체제도 오너家 중심과 이사회 중심으로 극명히 갈려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룹총수의 재판결과에 따른 한화와 SK그룹의 경영체제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5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최태원 SK 회장과 최재원 SK 수석부회장이 양형확정으로 3년여의 공백이 불가피해져 일선에서 물러남에 따라 수펙스추구협의회 중심의 집단의사결정 체제로 전환되는 모양새다. 반면 오너쉽을 되찾은 한화그룹은 3세 경영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SK그룹은 최 회장과 최 수석부회장이 사퇴한 등기이사직(사내)이 공석으로 남아 상대적으로 사외이사들의 비중이 커질 전망이다.

    이를 반영하듯 SK그룹측은 "사외이사 비중을 확대하는 형태로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며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각 계열사별 이사회에서 논의,  최종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펙스추구협의회에는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전략위원장), 구자영 SK이노베이션 부회장(글로벌성장위원장), 김영태 SK그룹 사장(커뮤니케이션위원장),정철길 SK C&C 사장(윤리경영위원장), 김재열 SK그룹 부회장(동반성장위원회) 등 계열사 CEO들이 각 부문 위원회를 책임지고 있다. 

    그러나 최 회장의 그룹 발전을 위한 백의종군과 수펙스추구협의회 중심의 산하 위원회, 각 사 CEO들의 리더십은 최 회장의 '옥중경영'도 어려운 현실에서 녹록치 않을 공산이 크다.

    SK그룹 관계자는 "오너 부재로 신속한 의사결정과 대응전략이 필수적인 글로벌 경영 전장에서 그룹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어려움을 인정했다. 

    한화그룹도 당분간 작년 4월 구성된 비상경영위원회(위원장 김연배부회장, 홍기준부회장, 홍원기사장, 최금암 경영기획실장)가 그룹 경영 전반을 담당하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로 한화그룹은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전략마케팅실장에 이어 김 회장의 차남 동원씨가 한화L&C에 이번 주 입사하며 본격적인 경영참여를 위한 준비작업에 돌입했다.

    이는 한화그룹이 김 회장의 경영공백기 동안 ING생명 인수전, 신규 M&A, 신사업 투자 등 중요한 의사결정에서 김 회장의 부재를 절감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당시 한화그룹 내부에서는 비상경영위원회가 존재했으나 의사결정의 속도나 지배력에서 확실한 동력이 부재했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한 재계관계자는 "오너가 부재한 상황에서 SK의 집단의사결정체제는 고육지책에 불과하다"며 "투명성은 재고 될 수 있어도 사안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워 향후 SK그룹의 사업체질전환과 미래먹거리 사업의 마켓쉐어 확보에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클 것이다"고 분석했다. 

    반면, 그는 "한화그룹은 비상경영위원회가 경영을 담당하고 있지만 오히려 김 회장의 계열사 대표직 사퇴로 인한 공백을 장남과 차남이 메우며 오너가 중심의 그룹 지배구조를 강화하고 있어 글로벌 시황의 환경변화에 적극적 대응이 이뤄질 것이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