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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보험사들이 해외 부동산에 잇따라 투자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져 채권 수익성이 낮아지자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한 결과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해외 부동산시장에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곳은 삼성생명이다. 삼성생명은 지난달 25일 중국 북경의 핵심 상업지역인 차오양구에서 지상 57층 규모의 오피스 빌딩 기공식을 가졌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자본을 투자해 건물을 짓는 것은 물론 오피스 임차인까지 모아 임대 수익을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7월에도 영국 런던의 서티그레셤빌딩을 싱가포르 투자청으로부터 5768억원을 들여 사들였다. 자회사 삼성SRA자산운용을 통해 지난해 4월에도 삼성화재, 교보생명, 신한생명, 현대해상, 농협 등 5개사와 함께 런던 금융가의 사무실빌딩 서티 크라운 플레이스를 25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한화그룹 계열 한화생명과 한화손보도 지난 2012년 런던 금융가에 있는 에버셰즈빌딩과 로프메이커플레이스에 각각 2500억원, 3000억원을 투자했다.
현대해상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갈릴레오빌딩과 미국 시카고의 노스클락빌딩에 각각 438억원과 406억원을 투자했다.
◇ 해외 부동산만한 투자처 없어
보험사들이 해외 부동산 투자에 적극적인 이유는 저금리 추세 때문에 부동산만한 수익률을 보장해주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과거 보험사들은 주로 국고채 등 장기 채권에 자산의 60% 이상을 투자해왔다. 하지만 저금리가 이어져 자산운용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수익 다변화가 시급해졌다. 국고채(3년 만기) 금리는 2011년 4분기 3.41%에서 지난해 3분기 2.92%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국내 생보사의 평균 자산운용 수익률은 4.7%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의 4.80%보다 못한 성적이었다.
반면 현재 해외부동산의 평균 수익률은 5~7%대를 유지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해외 부동산 투자는 안정적으로 현금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자산운용 방식을 다각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금융당국 지원 나서
금융당국도 지난해부터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보험사의 해외부동산 투자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보험사가 해외 부동산을 살 때 자회사를 통해 승인을 받도록 했던 방식이었지만, 자회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매입신고만 하도록 보험업법 시행령을 개정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승인까지 약 2개월이 걸렸던 기간이 2,3주 안팎으로 대폭 줄어든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행정절차가 복잡해 좋은 매물이 나오더라도 투자 타이밍을 놓치곤 했는데, 제도가 개선되면 해외 부동산 투자가 더 활발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