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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보험사들이 경영난을 근거로 자동차보험료를 조금씩 인상하고 있다.
지난달 하이카다이렉트와 더케이손해보험이 자동차 보험료를 3~4%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흥국화재도 보험료 인상을 결정했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영업용과 업무용 차량의 보험료를 각각 10%, 3% 인상했고, 메리츠화재와 LIG손해보험도 4월부터 영업용 자동차보험료를 10% 인상키로 했다.
아직까지 대형사들은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는 올리지 않았다.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은 지난 20일 기자 간담회에서 "개인용은 보고 있는 상태"라며 "아직까지 단시간 내 (인상)하겠다는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올리기 위한 '간보기'를 하는 중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자동차보험, 한계상황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은 팔수록 손해"라며 그동안 지속적으로 보험료 인상을 외쳐왔다. 자동차보험료는 정부의 소비자 물가지수에 포함돼 물가 안정 등의 이유로 사실상 통제되고 있다. 2010년 3% 인상된 후 4년 동안 꽁꽁 묶여 있는 상태다.
자동차보험료가 묶여있는 3년 동안 손해율은 매년 상승했다. 2011년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2.3%였으나 2012년 84.1%에 이어 지난해 12월까지의 손해율은 87.9%까지 치솟았다. 업계에서 적정 수치로 보는 77% 손해율은 이미 멀어진지 오래다.
지난해 회계연도(4~12월) 기준으로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에서 7960억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그래도 손보사는 돈 잘 벌어
자동차보험만 놓고보면 손보사들은 총체적 난국에 빠진 것으로 보이지만 '망할 위기'는 아니다.
손보사들은 2013회계연도에 1조576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2012년의 1조9763억원보다 줄어들긴 했지만 돈을 벌긴 벌었다.
보험영업으로는 1조3961억원의 손실을 봤지만 3조7383억원의 자산운용이익을 거둬 자동차보험에서 난 적자를 메우고도 남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에선 적자가 나고 다른 곳에선 엄청난 흑자가 나는데, 자동차보험료를 올리기에 앞서 다른 보험상품의 보험료 인하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손보사들에 장기손해보험료 인하폭을 확대하도록 요청해 대형 손보사들의 장기손보료 인하폭이 최대 12%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에 이어 장기손보까지 당국이 가격조정에 개입하는 것은 정부의 규제완화 방향과 반대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