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 노후 및 수익성 악화 영향 생산량 급감세계 최고 품질에 가격 싼 '메이드인 코리아' 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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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등 국내 메이저 정유사들이 호주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이 규모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신규 시장 개척에 나서면서, 호주 지역 수출량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27일 한국석유공사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정유 4사의 지난 2009년 대 호주 수출 물량은 총 1202만2000배럴(휘발유 81만8000배럴, 경유 1120만4000배럴)에서 2010년 1060만7000배럴, 2011년 1052만3000배럴, 2012년 2153만6000배럴, 2013년 2371만7000배럴 등 5년새 2배 넘게 증가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2009년 8억7372만달러(한화 약 9375억원)에서 지난해 29억1587만달러(한화 약 3조1287억원) 규모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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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지난 2010년과 2011년에는 글로벌 금융 위기와 경기 침체로 수출 물량이 소폭 줄어들었으나, 2012년부터는 수출물량이 급증하는 추세.

    현재 호주 지역의 정유시설은 노후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폐쇄됐거나 단순 저장 터미널로 전환 된 상태다. 호주에서 생산하는 정유 가격이 수입 가격보다 비싼 탓에 추가 증설이나 노후화 설비 교체 등은 고려되지 않고 있으며 환경 규제 또한 까다로워 수익성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이와 달리 호주 내 석유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등 국내 정유사들의 주요 수출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정유사 중 호주 수출을 꾸준히 진행해오며 물량 또한 가장 많은 곳은 에쓰-오일과 GS칼텍스다.

    에쓰-오일의 지난해 호주 수출량은 총 918만4000배럴(휘발유 307만배럴, 경유 611만4000배럴)이며 올해는 그 규모가 더욱 확대 될 전망이다.

    특히 에쓰-오일은 지난해 말, 호주 유류 공급업체인 유나이티드 페트롤륨(UP)의 자회사인 유나이티드터미널과 2년간 1조 7000억원 규모의 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에쓰오일은 유나이티드터미널에 연간 약 700만 배럴(휘발유 380만~447만 배럴, 경유 210~247만 배럴)의 휘발유와 경유, 항공유 등 석유제품을 2년 동안 공급하게 된다.

    사실상 이번 계약은 에쓰-오일이 과거부터 거래해 온 UP와의 파트너십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면서 호주 시장 내 공급의 안정성을 획득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UP는 호주 전역에 300여개의 주유소를 보유한 대형 석유 유통 회사로 글로벌 메이저 기업이 아닌 호주 내 독립 회사로서는 가장 큰 기업이다.

    이번 계약을 발판으로 에쓰-오일은 향후에도 계속 UP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면서 호주 시장을 주시한다는 입장이다.

    GS칼텍스 역시 지난해 총 1272만7000배럴(휘발유 374만2000배럴, 경유 898만5000배럴)의 석유제품을 수출했다. 지난 2009년 경유 363만6000배럴을 수출한 것과 비교하면 대 호주 수출 물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2~3년 전부터 호주 시장 내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GS칼텍스의 호주 시장 수출물량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약 76만3000배럴(휘발유 44만9000배럴, 경유31만4000배럴)의 정유를 호주로 수출했다. 이는 지난 2010년 수출량이 7만2000배럴인 것과 비교하면 약 10배가 넘는 물량이다.

    아직까지 수치적으로 봤을때 호주가 탑 티어 시장은 아니지만 매년 꾸준히 수출량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호주지역의 석유 수요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베트남 다음으로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현대오일뱅크의 지난해 호주 수출 물량은 104만3000배럴(휘발유 12만5000배럴, 경유 91만8000배럴)로 많은 양은 아니지만 해외 수출 판로 중 하나로 호주 시장을 지켜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호주 수출량은 현대오일뱅크 전체 정유 수출량 중 5% 미만"이라면서도 "호주를 포함해 다양한 해외 판로를 개척하는 것이 중요한만큼 호주 측 거래량을 확보하는 것도 관심은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정유사들이 세계 최고의 품질력을 바탕으로 에너지 영토를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