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카슈랑스 힘입어 도약동양생명, 동양사태 여파 털고 5위
  • NH농협생명의 지난달 신계약 실적이 큰 폭으로 상승하며 생명보험 업계의 '빅3 구도'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15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3월 청약기준 월납 초회보험료 신계약(가마감) 수치는 △삼성생명 317억2000만원 △농협생명 273억7000만원 △한화생명 175억8000만원 △교보생명 141억9000만원 순이었다.

    농협생명의 실적이 교보생명의 두 배에 가까웠고, 한화생명마저 제쳐 삼성·한화·교보 빅3 구도가 깨진 것이다.

    월납 초회보험료란 매월 일정 금액의 보험료를 내기로 한 보험계약의 첫 달 보험료를 뜻한다. 보험 판매력을 측정하는 중요한 잣대로 쓰인다.


    ◇ TM 영업 직격탄 맞자, 방카슈랑스 대박

     

    보험업계에서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금융당국의 전화영업(TM) 제한으로 대면채널인 방카슈랑스(은행 창구에서 파는 보험상품)에 강점을 지난 농협이 수혜를 입은 것으로 분석한다.

    지난 2월 생명보험업계의 TM에 의한 신계약 실적은 49억4000만원으로, 전달 95억8000만원보다 48.4% 급감했다.

     

    농협생명은 전국에 퍼져있는 농협금융 영업점의 방카슈랑스를 등에 업고 도약했다. 농협생명은 농·축협 단위조합 4500여개, 농협은행 지점 1100여개, 농협증권 5개 등 전국에 자사 보험상품을 팔 수 있는 방카슈랑스 채널이 5600개가 넘는다.

    실제 농협생명은 이번 실적의 84% 가량을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이뤄냈다.

    농협생명은 은행에서 한 보험사 상품 판매액이 전체의 25%를 넘지 못하도록 한 '25%룰'의 적용을 받지 않는 점도 한 몫 했다.

    농협생명의 신계약 실적은 당국의 TM 영업 제한 조치가 시작된 1월 78억9000만원, 2월 111억8000만원, 3월 273억7000만원으로 매달 큰 폭으로 상승했다.

     

    ◇ 동양생명 5위 차지

    중위권 그룹에서는 동양그룹 법정관리 사태 이후 한동안 신계약 실적이 정체됐던 동양생명이 흥국생명과 신한생명을 제치고 5위 자리를 차지했다.

     
    앞서 동양생명은 지난해 8월 60억1000만원에 달했던 신계약 실적이 동양그룹 사태가 발생한 9월 41억원, 10월 26억2000만원 등 큰 폭으로 감소했다. 
     
    그 후 같은 해 11월 31억4000만원으로 회복세를 보인 뒤 지난달 80억4000만원으로 실적이 큰 폭으로 늘면서 흥국생명(77억4000만원)과 신한생명(76억7000만원)의 실적을 넘어섰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동양사태로 타격이 컸던 방카슈랑스와 대리점 사업부문의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며 "동양사태 이후 계열분리, CI교체 등 발 빠른 행보를 통해 시장의 불안감을 빠르게 진정시킨 게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