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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이어진 복고 열풍이 패션계에도 번지며 최근 패션업계에는 히스토리를 내세우는 마케팅이 한창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장수한 '파워 브랜드'들은 초창기에 나온 오리지널 제품이나 스테디셀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품을 잇따라 내놓으며 브랜드 고유의 역사, 정통성, 가치 등을 알려 타 브랜드와 차별화하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패션기업 세정은 남성복 브랜드 인디안의 40주년을 기념해 인디안의 역사와 정신을 내세운 브랜드 '웰메이드 아카이브'를 론칭했다. 회사 측은 "40년간 최고의 품질을 고집해온 남성복 인디안의 장인정신과 브랜드 역사를 지켜나가겠다는 의미를 브랜드명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웰메이드 아카이브는 시대별로 인기를 끌었던 인디안의 남성 티셔츠 제품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해 새롭게 선보인다. 첫 계절상품은 과거 인기제품의 패턴과 소재를 활용한 여름 티셔츠 30종이다.
제화업체 에스콰이아는 53년 노하우를 담은 '1961 라인'을 출시했다. 1961년년 회사 창립 당시 손으로 일일이 봉합해 구두를 만들던 초심을 담은 '리얼 빈티지 라인'을 표방하고 있다. 전통적인 구두제작 방법인 '굿이어 웰트 제법'을 적용해 접착제를 쓰지 않고 밑창을 실로 꿰맨 제품으로 구성됐다.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는 론칭 초기 기술고문을 맡았던 프랑스 산악인들의 이름을 딴 '레트로 시리즈'를 출시했다. 밀레 창립 연도인 '1921'을 로고 디자인에 전면 배치하고, 과거 제품의 배색을 현대적 감각으로 되살린 것이 특징이다.
스포츠 브랜드 리복은 운동화 '인스타펌프 퓨리' 탄생 20주년을 맞이해 1994년 출시 당시의 디자인을 그대로 복원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코오롱 스포츠는 지난해 창립 40주년을 맞아 재킷·배낭·신발 등 과거 히트상품을 재해석한 제품을 내놓았다.
이처럼 수십 년 전통을 지닌 브랜드의 역사와 가치를 강조하는 전략이 나오게 된 데는 현대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스토리 마케팅'이 떠오른 배경과 같다. 재미있고 감성을 자극하는 이야기를 통해 위로받는 현대 소비자들 심리를 공략하겠다는 마케팅의 일환인 것이다.
패션협회 박영수 차장은 "현대 소비자들은 상품의 겉모양만 보고 구입하지 않는다"라며 "기업 역시 소비자들에게 스토리를 통해 어떻게 접근하고 이해시킬 것인지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때문에 상품에 얽힌 스토리들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으며, 이는 패션업계 뿐 아니라 산업 전반적인 경향이라 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