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환율 변동 대책 없는 업체 상당수 차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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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달러 환율이 1020원 대로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중소기업의 수출 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6년 전의 '1달러=100엔=1천원' 시대로 돌려놓은 원화 강세로 수출 전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환율 하락이 내수 호재로 작용할 기대도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소비 심리가 멈췄기 때문. 이런 상황에서 환율이 급락하면 대기업보다 환율 대응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상대적으로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환율이 떨어지면 대다수의 중소기업이 수출에 타격을 입는다. 1100원에 팔던 물건을 환율 변동이후 1020원에 팔면 80원이라는 마진 감소가 생기게 된다. 단기적으로 이런 부분을 감수하며 수출을 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자금력이 부족하면 버티기 어렵다.

    대기업의 경우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환율 변동을 경험해 어느 정도 내성이 생겼지만 중소기업은 환율 변동에 대한 대책이 없는 업체가 상당수다.

    실제로 중소기업중앙회가 작년 말 중소수출업체 101개사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 업체의 68.4%는 여건상 별다른 환위험 관리를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규모가 작은 업체일수록 환율 변화에 취약하고 전문인력 부족과 작은 수출규모 등으로 인해 환리스크 관리가 어렵다.  

    이 조사에서 중소기업들은 올해 평균 손익분기점 환율을 1달러당 1066.05원, 적정환율을 1120.45원으로 예상했으나 마지노선인 1060원대가 무너져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 ▲ 중소기업들은 올해 평균 손익분기점 환율을 1달러당 1066.05원, 적정환율을 1120.45원으로 예상했으나 마지노선인 1060원대가 무너져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중앙회 제공
    ▲ 중소기업들은 올해 평균 손익분기점 환율을 1달러당 1066.05원, 적정환율을 1120.45원으로 예상했으나 마지노선인 1060원대가 무너져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중앙회 제공

    중소기업 업종 중 조선, 기계류 등과 같이 제작과 생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업종들의 경우 피해는 더 크다. 오더를 수주해서 제품을 선점하기까지 2~3개월 또는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주문받았을 때 환율과 실제 납품 시기의 환율이 차이가 날 경우 손해를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업계는 환율하락이 중소기업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환율 안정을 위한 당국의 노력이 필요하며 환율의 속도와 폭을 조절해달라는 바람을 내비쳤다. 

    또 단기적으로 기업들이 위기에서 벗어나도록 돕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중소기업이 스스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기중앙회가 제시한 대책은 ▲ 환율 설명회·세미나 등을 통한 정보 제공 ▲ 기업별 환관리 컨설팅 지원 ▲ 환변동·선물환 가입 유도 ▲ 환율하락 피해기업에 저리 자금대출 ▲소기업 환리스크 관리 대책 마련 등 지원 등이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업체들이 환 관리 제도나 상품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환 변동보험, 선물환 활용 등 적극적인 환관리로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