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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이 패션 디자이너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디자이너 산실'로 자리 잡고 있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홈쇼핑 업체들은 TV·인터넷·모바일·카탈로그 등을 통해 디자이너들에게 판로를 제공하고, 이들과 협업해 만든 브랜드를 키운다.
이 같은 협업으로 독자적인 매장 개설·유통·물류 등이 쉽지 않은 디자이너들은 판로를 확보하고, 홈쇼핑은 디자이너와 협업하며 이미지를 고급화하는 상생 효과가 있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CJ오쇼핑은 2003년 디자이너 송지오의 지오송지오를 시작으로 제네럴 아이디어(최범석), 푸시앤건(박승건), 비욘드 클로짓(고태용) 등 지금까지 디자이너 브랜드 13개를 육성했다. 최초의 디자이너 협업 브랜드인 지오송지오는 11년간 매출 3천300억원을 올리며 유명 브랜드로 성장했다. 홈쇼핑 자체 상표(PB)의 대표 사례로 꼽히는 피델리아도 2001년 CJ오쇼핑과 이신우·박윤정 디자이너의 공동작업으로 탄생했다.
CJ오쇼핑은 지난해 말 한국패션디자이너협회(CFDK)와 손을 잡고 5년간 디자이너 50명을 지원하고 이들에게 독점 브랜드를 론칭할 기회를 주기로 했다. 해외 백화점 입점, 해외 쇼룸 개설 등을 도와 디자이너들의 외국 진출도 지원한다.
앞으로 5년간 CFDK 소속 디자이너를 포함한 전체 디자이너 브랜드의 연간 매출을 5천억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도 세웠다. 강형주 CJ오쇼핑 온리원상품사업부 상무는 "꾸준히 국내 디자이너들을 후원해오면서 쌓은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올해는 더욱 실질적인 후원으로 디자이너들이 외국에서 'K패션'을 꽃피울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GS샵은 2012년 디자이너 손정완과 협업해 에스제이와니를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앤디앤뎁·디온더레이블(김석원·윤원정), 쏘울(김서룡), 아티스트 바이 이석태(이석태), 알레뜨(이승희), 로보·스튜디오 씨 바이 홍혜진(홍혜진), 카뎃 에이치(한상혁), 에이 바이 재(김재환) 등 디자이너 협업 브랜드를 속속 출시했다.
정상급 디자이너뿐 아니라 대중 인지도가 낮아도 각종 패션 관련 상, 해외 전시, 패션쇼 등으로 인정받은 디자이너와도 잇따라 손을 잡았다. 현재 GS샵은 디자이너 15명과 협업한다. 지난해 이들 디자이너 브랜드가 일으킨 취급고는 1천억원에 달한다.
GS샵은 디자이너 브랜드 매출의 일정 부분을 '디자이너 육성 지원 기금'으로 조성해 해외 콜렉션과 해외 유명 쇼룸 입점 등을 지원한다. 작년에는 미국패션디자이너협회와 협약을 맺어 국내 디자이너 상품이 미국 패션시장에 진출할 길을 열었다.
현대홈쇼핑은 두타와 손잡고 신진 디자이너 육성에 나서기로 했다. 함께 신진 디자이너를 선발하고, 판매 방송 론칭과 오프라인 매장 입점을 지원할 예정이다. TV 채널 외에도 온라인 종합쇼핑몰과 카탈로그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신진 디자이너의 판로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강병길 현대홈쇼핑 의류팀장은 "두타의 디자이너 육성 노하우와 홈쇼핑의 유통 채널을 접목해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됐다"라며 "신진 디자이너들이 세계무대로 뻗어나가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