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4사 중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 1.7%로 가장 높아
  • ▲ 현대오일뱅크 FCC 공장 전경 ⓒ현대오일뱅크
    ▲ 현대오일뱅크 FCC 공장 전경 ⓒ현대오일뱅크

     

    국내 정유사들의 올 1분기 실적이 반토막 난 가운데 현대오일뱅크가 나홀로 호황에 웃음짓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1분기 매출 6조1525억원, 영업이익 1033억원을 기록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 1.7%를 나타냈다. 이는 국내 정유 4사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이다.

     

    업계 1위인 SK이노베이션은 매출 16조8780억원, 영업이익 2256억원으로 영업이익률 1.3%, GS칼텍스는 매출 10조8618억원, 영업이익 814억원으로 영업이익률 0.7%, 에쓰-오일(S-OIL)은 매출 7조6024억원, 영업이익 469억원으로 영업이익률 0.6%를 나타냈다.

     

    특히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이 정유부문에서 막대한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과 달리 현대오일뱅크는 정유 사업부문에서만 이처럼 좋은 실적을 내 정유업계 관계자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업계는 대부분 수익구조가 비슷하고 뻔하기 때문에 시황이 좋으면 다 같이 실적이 좋고, 시황이 나쁘면 다 같이 실적이 안좋기 마련인데 현대오일뱅크는 정유업계가 모두 힘들었던 올 1분기에 홀로 좋은 실적을 냈다"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가 '나홀로' 웃을 수 있었던 이유를 업계에서는 크게 3가지로 보고 있다.

     

    먼저, 현대오일뱅크의 등치가 정유4사 중 가장 작아 최근 시황이 좋지 않은 정유업계에서 타격도 그만큼 적게 받았다는 것이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111만5000배럴, GS칼텍스는 77만5000배럴, 에쓰-오일은 66만9000배럴, 현대오일뱅크는 39만배럴의 원유 정제능력을 갖추고 있다. 최근 들어 전체적으로 정유업계 업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그 타격을 현대오일뱅크가 가장 적게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두번째로는 현대오일뱅크의 높은 고도화율을 들 수 있다.

     

    중질유(B-C유)를 경질유(휘발유, 등·경유)로 전환시키는 비율을 나타내는 고도화비율은 SK이노베이션 25.4%, GS칼텍스 34.6%, 에쓰-오일 22.1%, 현대오일뱅크 34.4% 수준이다.

     

    현대오일뱅크는 등치는 가장 작지만 안정적으로 고도화 설비를 운영하면서 알짜 수익을 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유 4사 중 현대오일뱅크의 올 1분기 원유 도입 평균 가격이 가장 낮다는 점이다.

     

    원유 도입 평균 가격은 쉐브론이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는 GS칼텍스가 배럴당 107.76달러로 가장 높았고 현대오일뱅크가 106.57달러로 가장 낮았다.

     

    SK이노베이션은 107.76달러, 에쓰-오일(S-OIL)은 107달러로 나타났다. 가장 높은 가격과 낮은 가격의 차이는 1.35달러(한화 약 1417.80원)에 달했다.

     

    정유사의 원유 도입 비용은 매출액의 50~70% 가량을 차지할 만큼 막대한 규모다. 현대오일뱅크가 정유사들 중 원유를 가장 싼 가격에 들여 온 만큼 타사에 비해 유리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