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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발표가 시장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월별 채권매입규모는 추가 축소(테이퍼링)됐고 기준금리(0~0.25%)는 동결됐다. 장기적정기준금리 전망은 하향됐다. 성장률과 실업률은 하향, 물가는 소폭 상향됐다.
이번 FOMC 결과가 '비둘기적'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지나친 낙관을 경계하라는 증권가 지적도 제기됐다.
비둘기(Doves)란 성장을 중요시하는 시각을 뜻한다. 반대되는 개념은 매(Hawks)이며, 물가안정을 중요시한다.
◇ 테이퍼링 지속, 장기적정금리 하향
올해 1월부터 시행된 월별 100억달러 규모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이 지속됐다. 따라서 내달부터는 자산매입규모가 350억달러(모기지유동화증권 150억달러, 장기국채 200억달러)로 축소된다.
채현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이퍼링 지속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이하 연준)이 미국 경기에 대해 긍정적 판단을 내놓은 것과 맞물려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일(현지시각) 미 연준 베이지북(Beige Book)에 따르면, 미국의 제조업 및 고용시장이 개선 중이며 대부분 지역이 완만하게 성장하고 있다. 베이지북이란 매년 8회 발표되는 미국의 경제동향보고서다. FOMC회의 자료에 근거로 활용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지표 개선에 불구하고 미 연준의 자신감은 높아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장기적정금리의 전망치를 하향했기 때문이다.
이번 FOMC에서 연준의 장기적정금리 전망은 기존 4.0%에서 3.75%로 하향됐다. 그간 FOMC는 성장률, 실업률, 물가 전망치의 경우 매번 발표마다 수정했지만 장기적정금리전망치를 조정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김효진 SK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정금리란 연준 금리가 장기적으로 어느 수준까지 도달해야하는지 나타내는 지표"라고 설명하며 "이에 대한 눈높이 하향은 미 연준의 자신감이 높아지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 정책금리, 구체적 제시 없었다
김 연구원은 "기준금리의 인상 시점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기 어렵다"고 봤다. 옐런의장의 모호한 발언을 제외하고는 단서가 없다는 이유다.
정책 결정 후 기자회견장에서 옐런 의장은, 양적완화(QE) 종료 후 정책금리 인상까지 걸리는 기간에 대해 "어떤 기계적 공식은 없다"고 발언했다.
김지만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에 대한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뉘앙스가 강하다"라며 "지난 3월 '6개월 발언'으로 금리가 급등했던 사례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옐런 의장은 지난 3월 19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금리 QE 종료 후 금리 인상까지의 기간을 '6개월 정도'라고 언급해 조기 금리 인상을 시사했었다.
◇ 물가상승 우려 …옐런, 입장 고수
이번 FOMC에서 시장 관심이 집중됐던 부문 중 하나는 '물가'였다. 연준이 물가 불안을 높게 평가한다면 물가 상승에 이어, 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아 증시 악재로 연결될 여지가 높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옐런 의장은 소비자물가 상승에 대해 "최근 물가지표는 통계적 잡음(Noisy)이 섞여있다"며 "물가상승률은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향해 점진적 회복세를 나타날 것"이라고 발언했다.
천정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옐런 의장이 물가상승률 심화 가능성을 낮게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이에 미국 금융시장은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다우존스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58% 상승한 1만6906.62에 장을 마감했다. S&P지수는 같은 기간 0.77% 상승한 1956.98로 사상최고치를 경신했고 나스닥지수는 0.59% 상승한 4362.84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미국 국채 10년 금리는 2.61%로 5bp(1bp:0.01%) 반락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1.36달러에 근접해 약달러세가 전개됐다.
연준의 미국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에 대한 우려는 없었다. 이번 FOMC에서 연준은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3.0%에서 2.1~2.3%로 하향했다. 지난 1분기 한파에 따른 성장률 둔화가 반영됐고, IMF의 미국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과 궤를 같이했다는 시장 분석이다.
지난 16일 IMF는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8%에서 2.0%로 낮춰 잡았다.
◇ 기준금리 인상? 경기에 주목해야…
이번 FOMC발표로 인해, 글로벌 유동성 공급에 대한 시장기대치가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지나친 우호적 시각을 지양해야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어차피 하반기에는 양적완화가 종료된다"며 "정책금리 인상 시기 등 갑론을박을 떠나 임금상승 및 신용창출 개선 등 수요측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이 등장할 만큼 경기가 받쳐줄 것인지 주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즉 경기가 선순환으로 진입한다면, 정책금리 인상은 금융시장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