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납품비리' 신헌 전 대표 등 24명 기소
  • ▲ 눈감은 신헌 전 롯데쇼핑 대표 ⓒ 연합뉴스
    ▲ 눈감은 신헌 전 롯데쇼핑 대표 ⓒ 연합뉴스

     

    롯데홈쇼핑이 대표이사부터 상품기획자(MD)까지 납품업체를 상대로 '슈퍼갑질'을 행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서영민 부장검사)는 리베이트를 챙기거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신헌전 롯데홈쇼핑 대표 등 7명을 구속기소하고 전·현직 MD 3명을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신 전 대표는 지난 2007년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홈쇼핑 론칭과 백화점 입점 등 편의제공 명목으로 벤처업체와 카탈로그 제작업체 등 3곳으로부터 1억33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챙긴 것으로 전해진다.

    부하 직원들과 짜고 인테리어 공사비를 과다 지급해 돌려받는 수법으로 회삿돈 3억272만원을 횡령, 2억2599만원을 사적으로 쓴 혐의도 있다.

    갑질은 대표이사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임직원들도 각자 업무 분야에 맞는 뒷거래를 하며 횡포를 부린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MD에서 생활부문장, 영업본부장으로 이어지는 영업 분야 간부들은 상품광고방송을 황금 시간대에 넣어주겠다는 등의 명목으로 적게는 1400만원에서 많게는 9억8410만원까지 뒷돈을 챙겼다.

    총무팀장과 경영지원부문장 등 비영업 분야 간부들은 ‘을’의 위치에 있는 회사 인테리어 공사업체를 동원해 회삿돈을 빼돌린 뒤 신 전 대표에게 상납했다.

    유명 화가인 이왈종 화백이 그린 시가 2000만원짜리 '제주생활의 중도' 그림부터 시작해 그랜저 승용차 등 다양한 뇌물이 전달됐으며, 롯데쇼핑 임직원들이 자신들의 빚을 납품업체에 떠넘기는 행위도 드러났다.

    검찰은 홈쇼핑업계의 진입장벽이 높아 독과점 시장이 형성된 반면 납품을 원하는 업체는 중소 영세회사가 대부분이어서 갑을관계를 이용한 이런 비리가 구조적으로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