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추경 등 부양 정책 조합 필요
장단기 부양과 체감 경기 회복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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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참사로 부진이 예상됐던 올해 2분기 경제 성장률이 우려보다 더 저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경제연구소들은 2일 한국 경제가 경기 회복 국면에서 일시적 경기 둔화를 겪는 소프트패치에 빠졌고 경기 침체 후 잠시 회복기를 보이다가 다시 침체에 빠지는 이중 침체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연구소들은 재정과 통화정책 등을 통한 단기적 부양과 함께 규제완화 등을 통한 장기적 성장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 100…회복 지속성에 의문 제기

     

    2분기의 시작인 4월과 5월 중 나타난 각종 경기 지표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경기 회복 기조가 과연 지속되는지 의문이 제기될 만큼 실망스러운 부분이 많았다.

     

    수출 부진과 조업 일수 부족으로 생산이 감소한 가운데 세월호 참사 여파로 4월중 가라앉았던 서비스업과 소비는 5월에도 제대로 된 반등을 보여주지 못했다.

     

    4월과 5월 중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6%, 1.0%씩 감소했다. 두 달 연속 감소함으로써 1분기보다 되레 후퇴한 것이다.

     

    광공업생산 역시 같은 기간 0.1%, 2.7%씩 감소했다. 5월 중 광공업생산 감소는 5월 1~5일 황금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 여파가 컸다.

     

    서비스업은 4월 중 전월 대비 1.2% 감소한 가운데 5월에는 0.6% 반등에 머물렀다. 세월호 참사 이후 낙폭을 5월에도 만회하지 못한 것이다.

     

    소매판매 역시 4월 중 1.6% 감소했지만 5월 반등 폭은 1.4%밖에 안 됐다. 조업일수 감소로 5월 중 제조업 생산이 줄었다면 소비가 그만큼 늘어나는 것이 정상이지만 경제 주체들은 지갑을 열지 않았던 것이다.

     

    5월 신용카드 승인액은 작년 동기 대비 3.8% 증가, 4월의 5.2%보다 증가폭이 둔화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0.4%)와 운송장비(-4.0%)에서 모두 줄어 전달보다 1.4% 감소했다.

     

    제조업체들의 체감경기지수도 세월호 참사 이후 두 달 연속으로 뒷걸음질쳤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제조업의 6월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77로 지난달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5월에 100.0을 기록, 과연 경기 회복 기조에 있는지를 의심하게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100 이상이면 호경기, 100 이하면 불경기로 판단한다.

     

    같은 달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전월차도 -0.2p를 기록, 동행지수 순환변동치 전월차(-0.4p)와 동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정부 "경기 회복 흐름 주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회복세가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경기가 횡보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2분기 성장세가 전분기 대비 0.8%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민간 소비 부진이 심화하면 0.7%로 낮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세월호 참사까지 겹쳐 내수가 침체됐다면서 상반기의 전반적인 흐름이 6월에도 그대로 이어졌을 것으로 진단했다. 2분기 성장세가 예상보다 더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이런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라면서 한국 경제가 소프트패치에 있는 것으로 보이고 회복 추세가 꺾인 것은 아니지만 더블딥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LG경제연구원은 세월호 참사 이전에 2분기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9∼1.0%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최근 지표들을 보면 이 보다 많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5월에 지표가 조금 반등해 6월에도 경기 회복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세월호 참사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6월 지표들이 나와야 2분기 성장세를 판단할 수 있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경기 둔화에 대한 경계감을 나타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5월 산업활동이 전반적으로 부진해 그동안의 회복 흐름이 주춤한 만큼 앞으로 경기 흐름에 대한 점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5월 소비와 서비스업 등이 세월호 참사 여파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4월의 하락폭을 만회할 정도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장·단기 부양과 체감 경기 회복 필요
     
    경제 전문가들은 경기에 대응하기 위한 단기 부양책과 함께 성장을 구조적으로 이끌 수 있는 장기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체감 경기를 살리고 경제가 회복세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재정 및 통화 정책을 사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실장은 "국민이 경기 회복을 느낄 수 있도록 내수 활성화를 통해 체감 경기를 회복시켜야 하고 더블딥 우려가 생기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기준금리 인하 등 거시정책을 사용해야 하며 소비를 국내로 유도하는 차원에서 환율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태 KDI 연구위원은 "경기 대응 차원에서 소폭의 재정 적자를 용인해야 한다"면서 재정정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 위원은 금리정책에 대해서는 "당분간 현재 수준을 유지해야 하겠지만 거시 경제의 회복이나 부진에 신축적으로 대응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단기적인 부양보다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는 대책을 주문했다.이 위원은 "정부가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 부동산 규제 완화 등 단기적인 경기 부양책을 포함시킬 것으로 보이는데, 완만한 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부동산이나 재정 등 단기 부양정책을 사용해 장기적인 건전화 기조를 해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