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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가 국내업체 최초로 미국산 콘덴세이트(유전이나 가스전에서 병산되는 '초경질원유')를 일본 업체를 통해 구매에 나서는 등 원유도입 비용 줄이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동안 실적악화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업체와의 PX설비 투자와 지난 2005년 이후 잇따른 투자에 따른 이자부담 등 3중고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24일(현지시간) 미국이 40년 만에 원유 수출을 허가한 뒤 GS칼텍스가 한국업체 처음으로 일본 미쓰이상사(Mitsui & Co.)를 통해 콘덴세이트를 구매했다고 보도했다. 이 물량은 이달 말께 선적 될 예정이다.
구입 가격은 중동산 동급 제품에 비해 배럴당 수 달러가 저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GS칼텍스가 콘덴세이트 구매에 나서는 이유는 '원유탈황설비'가 없어 중질오일(heavy oil. 대표 유종 중동산 두바이유)의 비중을 높일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서아프리카, 북해 등에서 다량의 경질원유(Light Crude Oil)를 도입해야하기 때문에 평균 원유 도입 비용이 타 정유사 보다 높다.
실제 GS칼텍스의 올 1분기 평균 원유도입 비용은 배럴당 107.96달러로 가장 높았고 현대오일뱅크가 106.57달러로 가장 낮았다. 두업체의 단순 차이만 1.35달러에 달한다. 이어 SK이노베이션은 107.76달러, 에쓰-오일(S-OIL)은 107달러로 집계됐다.
원유 도입 평균 가격이 배럴당 107.96달러로 가장 높은 GS칼텍스는 사우디 등 20여개국에서 원유를 공급받고 으며, 1분기 원유 구입으로 7조7136억원을 사용했다.
GS칼텍스의 1분기 매출은 10조8618억원으로 원유 도입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71%다.
현대오일뱅크는 4사 중 가장 낮은 가격인 배럴당 106.57달러로 매출액(6조1525억원) 대비 약 65%(4조302억원) 수준에 그치며 정유4사 중 '나홀로' 실적 호조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번에 GS칼텍스가 도입하는 콘덴세이트는 초경질원유로 유전이 아닌 셰일가스 시추 과정에서 병산되는 제품이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셰일가스 개발을 추진하면서 지난 40여년 동안 제한해 왔던 원유 수출을 최근 허가했다.
미국 정부의 이번 조치로 국제석유시장은 술렁였다. 미국산 콘덴세이트가 시장에 출하되면서 WTI(서부텍사스산원유) 가격이 두바이유 보다 더 싸지는 역전현상으로 이어진 것이다.
한편, GS칼텍스는 그동안 월 200만배럴의 콘덴세이트를 수입해 오다 올 1분기 100만배럴로 도입 물량을 줄인 바 있으며, 이번 미국산 계약을 앞둔 2분기에는 전혀 구매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GS칼텍스의 경우 20여개국에서 다양한 원유를 수입해 오다 보니 도입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다"면서 "매출의 대부분이 원유도입 비용인 만큼, 1달러만 차이가 나도 연간 기준 수천억원의 차이가 발생한다"고 전했다.
한편 GS칼텍스의 하루 정제능력은 77만5000배럴로, 1달러만 차이가 나도 연간 약 2600억원(77만5000배럴, 1년 기준 가동일 330일, 환율 1030원 적용 기준)의 비용 차이가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