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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와 중국내 석유화학 제품의 자급률 상승, 해외업체들과의 경쟁 등 다양한 요인으로 장기불황에 직면한 석유화학업계가 '프로필렌(propylene) 포트폴리오 확보'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미국산 셰일가스와 저렴한 중동산 에탄베이스의 위협 속에서도 나프타(Naphtha) 기반의 프로필렌이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 하에서다.
24일 석화업계에 따르면 프로필렌을 원료로 하는 합성수지 제품인 폴리프로필렌(PP)의 월평균 가격이 최근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PP 가격은 지난 1월 기준 t당 1561달러에서 3월 1517달러까지 하락했으나, 점차 회복세를 보여 6월 첫째주와 둘째주에는 t당 1580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와 함께 셰일가스와 에탄가스 대비 나프타 베이스 제품이 갖는 경쟁력도 뚜렷하다.
나프타를 분해하면 에틸렌이 30%, 프로필렌과 방향족(BTX, 벤젠 톨루엔 자일렌) 등이 60~70% 가량 나온다.
반면 에탄가스는 에틸렌 성분이 70~80%를 차지하며 프로필렌과 방향족 성분은 10~20% 미만에 그친다. 셰일가스는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비율이 30~40%밖에 되지 않으며, 나머지는 단순 에너지로만 쓰여 사실상 프로필렌과 방향족 성분은 거의 없다.
물론 현재 북미에서는 방대한 양의 셰일가스를 기반으로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고 있고, 저렴한 중동 에탄베이스 기반의 석유화학 제품을 쏟아내고는 있지만, 이를 국내로 수송하는데 드는 비용과 인프라 등을 감안했을 때는 아직까지 나프타 대비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를 중심으로 셰일가스 붐이 일고 있기는 하지만 국내 시장에 본격적으로 들어오기까지는 아직 시간적·물리적 텀이 있어 위협적 요소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 "에탄베이스의 경우 운송비가 많이 들어 한국과 일본 기업들은 당분간 나프타 베이스 제품을 계속 사용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석화업계의 경우 장기적 관점에서 에틸렌보다 경쟁력 있다고 판단되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복합 PP 등 나프타를 베이스로 한 프로필렌 계열을 확대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현재 국내 프로필렌 생산량은 지난해 6월 기준, 총 684만1000t.
이중 LG화학이117만t으로 가장 많은 양을 생산하고 있으며, 롯데케미칼 105만5000t, 여천NCC 97만t, 삼성토탈 84만t, SK종합화학 50만t, SK에너지 50만t 등이며 정유업체인 GS칼텍스 45만t, 에쓰-오일(S-OIL)이 20만t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GS칼텍스의 프로필렌 생산량은 주요 화학업체와 비교해도 결코 적지 않은 수치다. GS칼텍스는 프로필렌을 생산해 판매하며 PP와 복합 PP 등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프로필렌 포트폴리오를 다양화 하는 방안으로 프로필렌 유도체인 프로필렌옥사이드(PO)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물론 GS칼텍스의 전체 사업 중 프로필렌이 차지하는 규모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수익성 다각화 측면에서는 프로필렌 사업이 GS칼텍스의 실적 견인을 일정 부분 도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GS칼텍스의 프로필렌 사업 규모 자체는 크지 않지만,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꾸준히 사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프로필렌 영역 확장은 GS칼텍스의 수익성 다각화 측면에서 득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쓰-오일도 프로필렌 영역 확대에 나서고 있다. 울산에 투자를 결정한 고도화설비는 휘발유가 아닌 사실상 프로필렌 생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에쓰-오일은 지난 3월 한국석유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울산 석유비축기지 부지의 절반가량을 매입, 총 8조원을 투자해 공장 증설에 나선 상태다.
오는 2017년까지 5조2000억원을 들여 중질유 분해시설과 복합 석유화학시설, 연구개발(R&D) 센터를 짓고 2017년 이후에는 3조원 이상을 투자해 석유화학 시설을 추가로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에쓰-오일 울산 공장에서는 '베이직 엔지니어링 디자인'으로 불리는 기본 설계 작업이 한창이다"면서 "고도화설비 증설이 완료되면 에쓰-오일의 프로필렌 생산량도 지금에 비해 훨씬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