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강세, 저가제품에 경쟁력 상실... '공장·특허·기술'까지 후베이위엔둥에 넘겨
  • ▲ 후베이위엔둥 회사 전경 ⓒ후베이위엔둥 홈페이지 캡처
    ▲ 후베이위엔둥 회사 전경 ⓒ후베이위엔둥 홈페이지 캡처

     

    LG화학이 시장 진출 25년 만에 프린터 토너 사업을 중국 프린터 기업 후베이위엔둥(湖北远东)에 매각했다.

    현재 매출 90%가 HP, 캐논 등 수출로, 전세계 시장 약 10%를 차지하고 있지만 원화강세 지속과 중국시장에서 저가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사실상 설 자리를 잃었다.

    중국 최대 포털미디어인 봉황넷(iFeng)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 28일 프린터 토너 사업부를 후베이위엔둥에 매각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LG화학은 "이미 발표했던 것처럼 프린터 토너 사업을 종료한다"면서 "중국 후베이위엔둥에 프린터 토너 사업부 매각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고 밝혔다.

    LG화학 측은 프린터 토너 사업부 매각에 대해 회사 수익구조 개선을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매각 규모는 100억원 수준으로 전해졌으며, 후베이위엔둥은 전북 익산에 있는 LG화학의 프린터 토너 공장뿐만 아니라 프린터 토너 사업과 관련된 기술과 특허까지도 모두 인수했다.

    후베이위엔둥 관계자는 "LG화학 토너사업부문 인수로 앞선 기술과 제조 설비를 도입, 브랜드 가치와 생산 능력을 모두 확대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이를 통해 후베이위엔둥의 해외 시장 진출을 가속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LG화학은 아시아의 선도적인 프린터 토너 업체인만큼 최고의 생산기술을 갖축도 있다"면서 "후베이위엔둥은 LG화학의 고품질 제품과 서비스의 질을 유지하면서 글로벌 고객들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후베이위엔둥은 LG화학 인수 후 흑백 토너 파우더 생산량이 연간 1만2000t, 컬러 토너 파우더 생산량이 1000t을 넘을 넘어 중국에서 가장 큰 토너 파우더 생산업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해외 시장뿐만 아니라 자사 제품이 중국 내 수입 프린터 토너 제품을 대체하고 종합적인 생산 원가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토너 파우더 시장의 향후 전망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후베이위엔둥 관계자는 "토너 파우더는 계속 소모되는 제품이기 때문에 수요가 꾸준하다"면서 "매년 연간 판매량이 17~20%씩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후베이성 황강 경제고신기술 개발구에 위치한 후베이위엔둥은 고품질의 레이저 프린팅 및 프린터 토너 등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민간 업체로 직원규모는 200여명이며 프린터 관련 특허 6개를 갖고 있다.  


    자회사는 후베이고신재료과기유한공사(湖北高鑫材料科技有限公司), 후베이동지성복사기부품유한공사(湖北东之盛打印机配件有限公司)가 있으며 이들 자회사에서는 주로 토너 파우더용 수지, 재생 레이저 프린터 토너, 프린터기 부품 등을 생산한다.

    LG화학이 매각한 프린터 토너 공장은 연간 8000t 가량의 토너 파우더를 생산해 왔으며 연 매출 규모는 약 700억원이다. LG화학의 전세계 토너 시장 점유율은 8~9%로 결코 적지 않은 수준임에도 매각을 결정한 것은 최근 환율 하락세가 이어진데다 중국 기업들의 저가 공세까지 쏟아지면서 토너 사업 수익성이 크게 악화 됐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LG화학은 토너 파우더 생산량의 90% 이상을 글로벌 업체인 캐논, HP, 브라더(Brother), 교세라(Kyocera) 등에 공급해 왔으며 현재 디지털 복사기 및 레이저 프린터의 화상 재현에 사용되는 토너를 전 세계 50여 개국에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환율 하락 장기화가 예상되자, 수출 의존도가 높은 프린터 토너 사업을 과감하게 철수키로 결정했다.

    실제 지난해 LG화학의 정보전자소재부문 매출은 3조1657억원, 영업이익은 3789억원으로 각각 지난해 대비 8.3%. 13%씩 감소했다. 올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역시 각각 6703억원, 37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9%, 62%씩 하락했다.

    2분기에는 매출액 7155억원, 영업이익 472억원으로 1분기에 비해 수익이 개선됐으나, 이는 3D일체형 편광판, 아크릴 편광판 등 고수익 제품 판매 증가에 따른 것이다.

    한편, LG화학 프린터 토너 사업 인수를 바탕으로 후베이위엔둥은 중국 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프린터 토너 시장에서도 선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