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조달 자금은 46억원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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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쿠쿠전자가 첫날부터 공모가의 두 배에 달하는 상한가를 기록하며 증권가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화려한 신고식을 치른 쿠쿠전자는 기업이미지 제고와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자금조달 때문이라고 상장 배경을 밝혔다.

쿠쿠전자는 첫날 공모가 10만 4,000원으로 시작해 장을 마칠 무렵엔 이보다 무려 99.03% 상승한 20만 7,000원의 종가를 기록했다. 

이 같은 높은 관심은 쿠쿠의 현재 관련 시장 점유율이 압도적일 뿐만 아니라, 미래 성장가능성도 높기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현재 쿠쿠전자는 국내시장점유율만 7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13년 말 기준으로 매출 4,995억 원, 당기순이익 512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전 세계에서 전기밥솥 시장 규모가 가장 큰 중국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통하고 있어 장미빛 앞날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쿠쿠전자는 지난 6일 종가 기준 시총은 2조293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103위를 기록했다. 현재 최대주주인 구본학 대표이사(33.1%) 및 동생 구본진씨(14.36%) 등 오너 일가의 보유 지분가치를 합치면 1조1522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상장되면서 무엇보다도 돈방석에 오른 것은 오너일가다. 

그러면서 편법 승계 논란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번 상장을 통해 쿠쿠전자가 조달한 자금이 46억 원에 불과한 반면, 창업주인 구자신 회장의 차남이 1500억 원을 챙기며 최대 수혜자로 떠올랐다. 

전기밥솥을 생산하는 쿠쿠전자와 유통 및 판매를 담당하는 쿠쿠홈시스를 진두지휘하던 구자신 회장은 2006년 장남 구본학씨를 쿠쿠홈시스 각자 대표로 선임하면서 가업승계를 본격화했다. 

당시 구본학 대표와 차남 구본진씨는 쿠쿠홈시스 지분을 각 53%, 47%씩 소유하고 있었다.

이후 쿠쿠홈시스의 실적이 성장했고 두 아들의 영향력도 강화됐다. 이 과정에서 쿠쿠홈시스는 쿠쿠전자 지분율을 여러 차례에 걸쳐 사들였다. 실제로 쿠쿠전자에 대한 쿠쿠홈시스의 지분율은 2001년 27.09%에서 2002년 35.01%, 2005년 37.17%, 2008년 44.86%로 계속 상승했다.

쿠쿠전자와 쿠쿠홈시스는 지난 2012년 12월 합병했다. 두 아들은 통합법인의 지분을 각 33.10%, 29.36%씩 보유하게 됐다. 대신 구자신 회장의 지분율은 24.84%에서 9.32%로 낮아졌다. 때문에 대물림이 마무리 절차에 돌입했지만 상속·증여세를 내지 않고 경영권을 물려주기 위해 쿠쿠홈시스를 키워 합병한 것이 아니냐는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쿠쿠전자 관계자는 "일단 이번 상장은 세가지 이유에서 한 것이다"밝히며"직원들의 사기 증진, 해외시장 진출, 경영권 강화를 위해 상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설명하기가 난해하지만 편법승계라는 말이 맞지 않다. 1998년도에 런칭하고 다음해 제품이 나왔다. 20년 전 부터 편법승계를 준비했다는 것은 말이 안되지 않는가"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