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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특수강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현대제철이 연 100만t 규모의 특수강 공장을 착공하며 시장에 뛰어들더니, 세아그룹과 포스코는 포스코특수강의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등 특수강분야 협력강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또 특수강 업계의 한 축인 동부특수강이 매물로 나오며, 인수를 노리는 세아그룹과 현대제철의 치열한 눈치싸움도 벌어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세아그룹은 지난 14일 포스코와 포스코특수강 M&A를 체결한 데 이어 동부특수강 인수를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세아그룹은 이미 국내 특수강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기업이다. 특수강은 주로 자동차나 선박의 건조에 사용되는 제품군이다. 특수강 공정은 쇳물을 봉강과 선재로 만드는 1차공정과 이를 공급처에 맞춰 가공하는 2차 공정으로 나뉜다.
1차공정 기업으로는 포스코특수강과 현대제철이 있고, 2차공정에는 동부특수강이 있다. 세아그룹의 경우 1차공정을 세아베스틸이, 2차는 세아특수강이 각각 담당하며 양쪽 시장을 모두 이끌고 있다.
세아베스틸은 연 300만t 규모로 국내 최대 특수강 사업장을 보유하고있다. 세아베스틸은 연 100만t의 스테인리스 특수강을 생산할 수 있는 포스코특수강을 흡수함으로써 세계 최대 규모의 특수강 사업장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업계는 이번 M&A를 통해 포스코와 세아그룹 양측 모두가 윈윈한다는 평가다.
포스코는 당장의 수익성은 괜찮을지라도, 시장이 점차 과열되며 장기적 수익성은 담보할 수 없는 특수강 사업을 떼내 약 1조2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세아베스틸의 경우 스테인리스특수강 부문까지 흡수하며 독보적인 국내 특수강 1위 기업으로 올라섬과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의 이름값도 한층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세아그룹은 내친김에 2차공정인 동부특수강의 인수까지 노리며,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동부특수강 매각주관사인 산업은행과 딜로이트안진은 다음달 인수후보들을 상대로 티저레터 발송을 시작하며 매각 작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후 절차가 진행됨에 따라 올 연말에는 최종 인수자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현재 가장 인수가 유력한 것으로 꼽히는 곳은 세아그룹과 현대제철이다.
현대제철이 연 100만t 규모의 특수강 공장을 오는 2016년부터 가동하게 됨에 따라, 사실상 가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세아그룹이다. 세아베스틸이 자동차 부문에 납품하는데 제품은 통상 생산량의 30%인데, 그중 현대기아차로 향하는 물량만 70~80%에 달하기 때문이다.
업계관계자는 "세아그룹이 동부특수강 인수를 통해 현대제철의 2차 공정 진출에 제동을 걸어야만 포화되는 특수강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