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 제품 생산서 나아가 '기술+마케팅'결합 권오준 포스코 회장 "솔루션마케팅은 선택 아닌 필수"


  • 포스코가 단순히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 고객들의 입맛에 맞게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주는 '솔루션마케팅'을 통해 수익성을 강화해가고 있다.

    2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솔루션마케팅 및 고수익 강종 판매 확대를 통해 월드프리미엄제품(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비중을 지난해 평균 30.8%에서, 지난 2분기 기준 32.8%까지 끌어올렸다. 포스코는 향후 3년 내 월드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비율을 40%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최근 글로벌 철강업계는 중국발(發) 공급과잉 영향으로, 모든 업체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어려운 경영환경에 처한 상황이다. 예전처럼 값싼 제품을 다량 생산해 많이 팔기에는 중국의 물량공세를 당해낼 수가 없다.

    이에 국내 철강업계는 위기를 타개하고자 고부가가치 제품의 생산을 확대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우위에 서있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국에서 만들 수 없는 제품을 생산해, 하나를 팔더라도 값비싼 제품을 팔아 이익을 거두자는 것이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그는 아무리 좋은 제품일지라도 고객이 사용하는 데 불편하거나 경제적이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라고 판단했다.

    권 회장은 고객의 잠재적 니즈를 충족키 위해서는 기술과 마케팅이 따로 놀아선 안되고, 양자를 결합해 고객이 쓰기 가장 좋고 원하는 형태로 제공하는 '솔루션마케팅'이 필요하다 생각했다.

    실제 포스코는 연구소 내 고객이용기술 인력을 철강산업본부로 이동시켜 조직을 신설하는 등 고객에게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특히 포스코가 개발한 선체용 강재와 이용기술은 고객가치를 혁신한 솔루션마케팅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최근 컨테이너선이 대형화되는 추세에 따라 국제선급협회는 선체가  안정성을 높여 외부 충에 의해 균열이 발생하거나 파괴되지 않도록 하는 새로운 규정을 제정했다.

    올해부터 계약하는 컨선에 의무적으로 이 규정이 적용되는 만큼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가운데 포스코는 국제선급협회의 새 규정에 부합하는 강재와 관련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발 빠른 솔루션 제공은 새로운 규정이 발효된 후에도 국내 조선사가 선박 설계와 건조를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 고객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또 포스코는 솔루션마케팅을 통해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갈증도 해소했다.

    그간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인장강도 1㎬(기가파스칼)급 소재를 해외 철강사로부터 수입해 사용해왔다. 그러나 수입재다보니 납기가 제때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종종 발생해, 이들은 해당 강종을 국내에서 공급받는 것이 시급했다.

    이에 포스코는 고객들의 입맛에 맞게 선제적으로 대응해 1㎬ 이상의 인장강도를 갖는 복합조직강인 DP강을 개발, 차체 부품의 충돌성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외에도 포스코는 최근 공동주택의 층간소음 문제가 사회적으로 대두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반강 대비 방진성능이 10배 이상인 포스코 고유의 고망간강을 바닥구조시스템에 접목한 '고망간강 바닥구조시스템'을 개발했다.

    업계에서도 이러한 솔루션마케팅은 포스코와 고객사 모두를 '윈윈'하게 하고있다는 평가다.

    권 회장은 직원들에 보내는 CEO레터를 통해 "솔루션마케팅은 한때의 유행이나 구호로 끝날 일이 아니고, 비즈니스의 당연한 상식이자 기본이 되어야 한다"며 "2016년까지 월드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비중을 현재의 두 배로 늘려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어 그는 "월드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늘리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