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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시장지배사업자들의 전방위적인 불공정 행위 조사와 제재에 나선다.
메신저 업체인 카카오를 비롯해 영화 제작 ·배급사인 CJ와 롯데, 공기업군인 KT와 포스코, 여기에 수입차 업체까지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모든 분야의 선두업체들이 대상이다.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29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사회적 논란을 빚고 있는 지배사업자들의 불공정 행위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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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도마에 오른 것은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강력한 지배력을 갖고 있는 카카오다.
3400만명이 회원으로 가입한 카카오톡을 바탕으로 기존에 다른 사업자가 펼치던 사업영역에 직접 진출하면서 이용료를 차별화 하거나 거래조건을 까다롭게하면 문제 소지가 있다는 판단이다.
노 위원장은 "카카오와 관련된 불공정거래 신고가 이미 접수됐고 조만간 기업결합신고도 있을 예정이므로 공정거래법 위반소지를 꼼꼼히 살펴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플래닛은 지난달 3일 카카오가 지난 7월부터 기존 모바일 상품권 사업자와 잇따라 계약을 해지하고 직접 판매하고 있는데 대해 독점 및 불공정거래 혐의가 있다며 공정위에 제소한 바 있다.
공정위는 카카오가 새로운 플랫폼을 활용해 기존 사업자가 많은 증권서비스 등에 진출하면 마이크로소프트가 노키아를 인수하는 것처럼 경쟁법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초점은 지대(Rent)를 통한 '약탈적 경쟁'으로 자칫 개입이 지연될 경우 관련 시장이 붕괴될 우려가 있는 만큼 사전적이고 광범위한 선제조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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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산업의 수직계열화 과정에서 나타난 불공정 행위도 우선 조사 대상이다.
CJ그룹과 롯데그룹 등이 제작과 배급, 상영까지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과정에서 중소 영화제작사와 협력업체에 시장 지배적 행위를 남용한 것이 있는지가 대상이다. 공정위는 이미 지난 4월 현장조사를 마쳤다.
노대래 위원장은 "영화산업 현장의 불공정행위가 대단히 많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법위반이 확인되면 연내에 엄중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다음달까지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영화산업 표준계약서를 마련할 예정으로 영화계가 이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현장조사를 마친 포스코와 KT를 포함한 공기업의 불공정거래 행위도 올해 안에 처리된다.
그는 "공기업 계열사와 퇴직자 재직회사에 대한 부당지원행위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상대방에게 불이익 주거나 부담을 전가하는 행위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면서 "개선이 필요한 제도에 대해서는 관계기관에 협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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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위원장은 또 "수입차 수리비용이 지나치게 높고 불투명해 소비자의 불만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공정위 차원의 조사계획을 밝혔다.
공정위는 최근 국토교통부가 자동차 제작사에 부품가격을 공개토록 했으나 소비자가 이해하기엔 절차가 까다롭고 사실 여부의 확인도 곤란해 한계가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다음달부터 소비자 단체와 함께 부품가격에 대한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